갓 태어난 별들의 충돌 '우주 불꽃놀이' 흔적 관측

입력 2017-04-07 22:00  

갓 태어난 별들의 충돌 '우주 불꽃놀이' 흔적 관측

태양이 1천만년 간 내뿜는 에너지 단숨에 방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갓 태어난 큰 별들이 충돌해 엄청난 에너지를 단숨에 방출한 '우주 불꽃놀이'의 흔적이 관측됐다.

7일(현지시간) 유럽남부천문대(ESO)에 따르면 존 발리 콜로라도대 교수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이 1천350 광년 떨어진 오리온성운 근처 '오리온 분자 구름 1'(OMC-1)이라는 구역에서 이런 흔적을 발견했다.






성간물질이 많은 이 곳은 '별들의 요람'이다. 이 구역에서 약 10만년 전 여러 개의 어린 별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이 중 두 개가 서로간의 중력에 이끌려 충돌하면서 폭발해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었다.

이 두 별이 정면으로 충돌했는지 스쳐 지나가기만 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태양이 1천만년 간 내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됐다. 이 때문에 주변에 있던 먼지·가스와 다른 어린 별들이 시속 150km 이상의 속도로 튕겨나갔다.

연구팀은 칠레 북부에 설치된 알마(ALMA·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이 충돌이 발생한지 500년 후의 흔적을 관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충돌 당시의 상황을 추정했다.

연구 책임자인 발리 교수는 "한때 고요했던 이 '별들의 요람'에서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놀이의 우주 버전"이라며 폭발 당시 거대한 물질의 흐름이 온갖 방향으로 뻗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런 물질의 흐름은 길이가 1광년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됐다.

OMC-1처럼 별들이 밀집한 곳에서는 태양의 수백배 이상 질량을 가진 가스 구름이 자체 중력 때문에 수축하기 시작하면서 어린 별들이 태어난다. 이런 별들은 탄생 후 한동안 무작위로 움직이다가 중력의 영향으로 다른 별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격렬하게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반응은 대체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일어난다. 이번에 관측된 충돌 반응의 흔적도 수백년 정도만 남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발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9년 하와이에 있는 관측시설로 이런 흔적을 처음 관측했으며, 이번에 알마 전파망원경으로 상세한 데이터를 얻었다.

여기에는 폭발 후 온갖 방향으로 튕겨나간 우주 가스·먼지의 흐름 속에 있는 일산화탄소(CO) 가스의 분포와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발리 교수는 "사람들은 별의 폭발이라고 하면 늙은 별의 표면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신성(nova)이나 매우 질량이 큰 항성이 화려하게 숨을 거두는 초신성(supernova)을 떠올린다"며 "알마 전파망원경은 그 반대편이라고 할 수 있는 별의 탄생 시기에 일어나는 폭발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줬다"고 설명했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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