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악재에 흔들리던 트럼프 '시리아 카드'로 반전 모멘텀

입력 2017-04-09 03:01  

국내악재에 흔들리던 트럼프 '시리아 카드'로 반전 모멘텀

시리아 공격은 '일석이조'…'친러' 이미지 벗고 국내 악재도 관심 밖으로

야당·언론도 이례적 칭찬…북한·중국까지 겨냥한 다목적 포석일수도

트럼프, 시리아 공격후 첫 주례연설서 "강력한 미국이 전세계에 최선"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취임 초기부터 숨 쉴 틈도 없이 쏟아진 각종 악재로 코너에 몰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감한 '시리아 공격 카드'로 확실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 제동과 대선 기간 러시아 내통 의혹, 오바마케어(현행 건강보험법) 폐기 무산 등으로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던 그가 '미사일 59발'의 버튼을 단 한 차례 누른 것만으로 돌파구를 찾아낸 것이다.

영국, 호주 등 동맹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는 연일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고 있고, 그에게 비판적이던 언론과 야당조차도 이번 결단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아끼지 않고 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공격 소식을 전하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고 할 정도였다.

지난달 말 '트럼프케어(건보법 대체법안)'의 좌초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던 분위기는 이미 사라졌다.

무엇보다 이번 시리아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소한 '일거양득'의 긍정적인 효과를 안겼다.

이처럼 각종 국내 악재에 대한 관심을 외부로 돌린 것은 물론, 자신에게 덧씌워진 친(親)러시아 이미지를 상당 부분 씻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대선 캠프의 러시아 정부의 내통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핵심 측근들이 러시아와 오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친러 성향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심장부에 직격탄을 날림으로써 이 모든 의혹을 씻어낼 주요한 발판을 확보한 셈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시리아 공격 결정에 대해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에 타격을 줬을 뿐 아니라 미국 대통령에게 유용한 정치적 수단(political tool)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외국 언론까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 이미지를 벗고 대내외적으로 '스트롱맨'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시리아를 공습했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온 러시아의 강력한 외교적 반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호재로 인식된다.






더 나아가 이번 시리아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골칫거리인 대(對) 중국 관계와 북한 핵 문제 해결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마라라고 대좌'의 첫날 시리아 공격 결정을 내리고 공식 만찬 도중 이런 사실을 시 주석에 귀띔해줬다.

라이벌인 시 주석을 불러놓은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 군사 행동을 취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미국 현지론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전문가와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을 중국과 북한에 대한 '우회적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에 가시적 조치를 미뤄온 시 주석의 면전에서 완곡한 경고를 내어놓음으로써 '극적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상하이(上海)의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은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공습은 시리아와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도 겨냥한 '계산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기류를 고려한 듯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라디오와 인터넷 등을 통해 방송된 주례연설에서 "경제와 국방 양면에서 '강력한 미국'이 전 세계에 최선의 이득이라는 점을 우리는 안다"며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나와 우리 국민에게 매우 중요한 미국의 국익을 수호한다는 점을 (회담에서) 분명히 했다"면서 "우리의 결정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안보에 진정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공격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강력한 미국'의 지도자로서 산적한 난제들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향후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이 불리해질 경우 '외부의 적'과 일전을 벌임으로써 시선을 돌리겠다는 '전쟁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일 수 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달라질 세계정세를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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