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가정 이혼·폭력은 상대문화 이해부족 탓"

입력 2017-04-19 09:05   수정 2017-04-19 10:23

"한·베트남 가정 이혼·폭력은 상대문화 이해부족 탓"

박낙종 전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장, '베트남 문화의 길을 걷다' 출간

"일방적 한류 전파 벗어나 상호 문화교류 확대해 공감 폭 넓혀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한국에는 베트남 여성과 꾸린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혼이나 폭력 등으로 이어지는 갈등도 적지 않은 데 이런 불행한 일은 대부분 상대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합니다."

박낙종(60) 한베문화교류협회 부회장이 2012년 8월부터 약 4년간 베트남 주재 한국문화원장으로 활동하며 겪은 현지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서로 펴냈다.

박 부회장은 19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베트남 문화의 길을 걷다'(도서출판 참) 출간 기념회를 열기에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베트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베트남의 문화를 한국에 소개해 양국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베트남 사회·문화적 특성, 문화예술 산업 현황, 한류의 현황 등을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를 토대로 소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박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높은 여성의 사회적 위상에 대한 이해를 강조했다. 베트남에는 1년에 여성의 날이 2차례 있다.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고 10월 20일은 국가에서 지정한 여성의 날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여성박물관이 2개(하노이 시, 호찌민 시) 있다.

이는 육아와 생계 등 가족 부양을 남성에 의존하지 않는 전통과 중국, 프랑스, 미국 등 강대국과 전쟁을 치를 때 여성들이 전후방에서 적극적으로 참전한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여성은 남성의 종속물이 아니고 비교적 평등한 위상을 가진다"며 "한베 다문화가족의 베트남 여성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집안에서 내조자의 역할만 강요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4만 명을 넘고 결혼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한 베트남인이 2만 명에 이른 가운데 베트남 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 탓에 남편이나 시댁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베트남에는 1990년대 말 한류가 상륙해 20년 가까이 지속하고 있다"며 "이제는 일방적 한류 전파에서 벗어나 양국 문화의 균형 있는 상호 교류를 통해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베트남 문화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를 주문했다. 2015년 3월 하노이에서 열린 한 K팝 공연이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내자 한국인 현지 대행사 대표가 잠적한 일을 들었다. 현지 행사 통역원과 차량 렌트비가 지급되지 않아 한류 이미지에 상처를 냈다.

박 부회장은 베트남이 '도이모이'로 불리는 개혁·개방정책 도입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사회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 영화, 드라마, 출판물, 공연물 등의 수입에는 엄격한 '사상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며 베트남에 한류 콘텐츠를 수출할 때 염두에 둘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류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가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며 베트남 문화 정체성과 베트남 국민의 특성 이해,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 여성의 차별 없는 생활을 위한 정책적 배려, 베트남 경제 발전과 문화적 삶의 질 제고 기여를 조언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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