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0% 선서증언" 왜?…'스모킹건' 없다고 판단했나

입력 2017-06-11 00:18  

트럼프 "100% 선서증언" 왜?…'스모킹건' 없다고 판단했나

기자회견서 코미 증언 전면부인하며 '녹음테이프' 부재 강하게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0% 선서 증언'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은 왜일까?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수사중단 외압과 충성 요구 등을 폭로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을 정면 반박하면서 로버트 뮬러 특검에 나가 선서를 한 상태에서 증언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중단을 요청하고 충성을 요구했다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이어 "나는 그를 잘 모른다. 당신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내가 지금 한 말을 그(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그대로 말할 수 있다. 100% 선서한 상태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의 전날 상원 정보위 증언을 전면 부인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특검 수사까지 자청하며 '정면돌파'를 본격화한 것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발동한 것 외에도 대통령 탄핵사유인 '사법방해'를 입증한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건'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CNN의 분석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모니카 르윈스키의 '파란색 드레스'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백악관 녹음테이프'와 같은 스모킹건이 이번 '러시아 스캔들'에는 존재하지 않다는 전략적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9차례 접촉에서 오간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의 존재 가능성은 여전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지 사흘 뒤인 지난달 12일 트위터를 통해 이들 테이프의 존재를 암시하며 코미 전 국장에게 '말조심'을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매우 이른 시일 안에" 테이프의 존재 여부를 밝히겠다고 공언하면서도 "대답을 들었을 때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테이프의 '부재'를 강하게 시사했다.

만약 녹음테이프가 부재한다면 남은 증거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이 기록됐다는 '코미 메모'다.







이미 주요 내용은 전날 의회 증언을 통해 폭로된 바 있다. 다만 이 메모는 코미 전 국장의 일방적 주장인 셈이어서 녹음테이프와 같은 스모킹건이 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즉 '코미 메모'만으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탄핵소추 절차로 나아갈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코미 전 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 복사본을, 백악관에는 두 사람의 만남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부사라는 점에서 백악관 어딘가에 테이프가 존재하는데도 '도박'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가 뮬러 특검에게 선서 상태에서 코미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는 증언을 했지만, 자칫 특검이 녹음테이프를 포함한 스모킹건을 전격 제시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자신이 범법행위를 하지 않았고 코미의 증언이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신했다는 시그널"이라며 "유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 선만큼 트럼프-코미 접촉 대화는 양립할 수 없는 2개의 버전만을 남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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