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할인 확대에 담합 의혹까지…이동통신업계 '사면초가'

입력 2017-06-21 17:05   수정 2017-06-21 19:57

요금할인 확대에 담합 의혹까지…이동통신업계 '사면초가'

이통업계 "통신비 인하 부담 전가는 부당…법적 대응 불사"

시민단체 "소비자 외면한 채 자사 이익 급급한 결과" 공세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통신비 관련 규제가 이동통신업계를 조여오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당장 매출에 타격이 예상되는 데다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통신업계에서는 갈길 바쁜 ICT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독과점 체제를 이용해 소비자 혜택을 소홀히 한 결과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2일 25% 요금할인, 공공 와이파이 확대, 보편 요금제 출시 등을 골자로 한 통신비 인하안을 발표한다.

기본료 폐지는 업계의 거센 반발로 당장 제외됐다.

하지만 25% 요금할인으로 인해 통신업계는 기본료 폐지 못지않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실제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할인율 인상이 '지원금에 상응하는 혜택을 준다'는 애초 제도 도입 취지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당장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제조사와 이통사가 나눠서 부담하는 단말 지원금과 달리 요금할인은 이통사가 전액을 부담한다. 요금할인은 당장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할인율이 올라갈수록 이통사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할인율이 올라가면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택하는 가입자도 늘어난다.

대신증권은 요금할인 가입자가 현재 27%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할인율이 25%로 인상될 경우 연간 매출 감소분이 3천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가입자 비중이 30%로 늘면 연간 매출 감소분은 5천억원으로 증가하고, 가입 비율이 50%가 되면 1조7천억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미 20% 할인만으로도 매출 부담이 큰 상황에서 25%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가뜩이나 고가 단말기로 부담이 많은데 요금할인 확대는 통신사에만 통신비 인하의 짐을 지우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끊이지 않는 담합 의혹도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제조사가 약정 없이 직접 판매하는 휴대전화, 이른바 공기계 가격이 이동통신사의 약정폰보다 비싼 것과 관련해 제조사와 통신사 간 담합이 의심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앞서 지난달 참여연대도 "통신 3사가 데이터 요금제를 담합한 의혹이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와 별도로 공정위는 이통사 독과점 문제와 관련한 연구 용역을 외부에 맡긴 상태다.

김상조 위원장도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독과점 산업 중 소비자 후생이 크게 제한된 분야로 이동통신을 언급한 만큼 공정위의 칼날이 통신 3사를 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신업계는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계의 노력은 간과된 채 통신비 부담의 원흉으로만 지목된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주요 국가와 비교해 국내 통신비가 비싼 수준이 아니며, 현재의 독과점 구조는 시장 경쟁의 결과로 정부 규제가 오히려 그동안 경쟁 활성화를 막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개선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가구 소비지출에서 통신비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며 "5G 등 미래 사업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서 업계가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통신업계가 그동안 독과점 시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배 불리기에만 급급하다 자초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민단체들은 단말기 가격이 치솟아 소비자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통사가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줄어든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실제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후 통신 3사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13년 2조8천억원에서 2016년 3조7천억원으로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은 8조8천억원에서 7조6천억원으로 줄었다.

참여연대 심현덕 간사는 "현재 통신업계를 향한 비판에는 이동통신이 도로나 전력 같은 필수 서비스가 된 상황에서 민간 사업자의 이익 추구가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깔려있다"라며 "선택의 폭이 제한된 시장에서 통신사가 자사 이익만 극대화하는 현실이 다수의 소비자에게 불합리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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