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운행 자율주행차로 여의도 4㎞ 달려보니…"겁 많은 초보운전"

입력 2017-06-22 17:30   수정 2017-06-22 21:20

첫 운행 자율주행차로 여의도 4㎞ 달려보니…"겁 많은 초보운전"

서울대 '스누버 3' 여의도에서 주행 테스트…4㎞를 12분에 주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손형주 기자 =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진입하자 운전자는 핸들과 가속페달, 브레이크에서 손발을 모두 뗐다.

운전자의 제어 없이도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가 개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 3'는 매끄럽게 도로를 운행해갔다.

2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는 '스누버 3'의 첫 시험 주행과 시승 행사가 열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일부 교통약자 보호구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일반도로에서의 자율주행을 허용한 이후 도심 일반도로에서 열린 첫 자율주행 테스트였다.

여의도 도로에 나온 자율주행차는 연구센터가 2015년 11월 첫선을 보인 스누버(SNUver)의 3세대 버전이다.

제네시스를 개조해 만든 '스누버 3'는 국회 앞을 출발해 서강대교 남단 교차로, 마포대교 교차로,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KBS를 거쳐 다시 국회 앞까지 4㎞ 구간을 큰 문제 없이 달렸다. 주행에는 약 12분이 걸렸다.

스누버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기술 단계(1∼5단계)에서 4단계 등급에 해당한다.

특정 상황에서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3단계와 달리 4단계에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정해진 조건 내 모든 상황에서 차량 스스로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며 주행한다.


차량에는 계동경 연구원과 기자 2명이 함께 탑승했다. 운전석에 앉은 계 연구원이 핸들에 있는 크루즈 버튼을 누르자 자동모드로 전환됐다. 운전자가 제어하지 않아도 차는 알아서 주변 상황을 살피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차량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에는 주행 상태, 주변 차량 및 장애물의 움직임 등이 표시됐다.

시속 50㎞로 주행하던 차는 신호등을 앞두고 버스가 정차해 있자 서서히 속도를 줄여 약 10m 앞 지점에서 완전히 정차했다. 이어 섰다 움직이기를 반복하며 버스와의 간격을 2m까지 줄였다.

이어 신호등이 바뀌자 직선코스에서 차량이랑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부드럽게 주행했다.

또 우회전하기 위해 미리 차선을 옮기기도 했다. '스누버 3'는 옆 차선의 차량을 인식하고 잠시 멈춘 뒤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했다. 마치 사람이 차선을 변경하는 것과 흡사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다만 우회전 후 일직선이 아닌 약간 S자 형태로 꺾어지는 차선이 나타나자 바퀴가 차선을 조금 넘기도 했다.

다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국회 앞 교차로로 돌아오는 직진 도로에서는 차량이 오른쪽에서 끼어드는 바람에 '스누버 3'는 급정거했다. 또 신호등에 근접해 가다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자 급하게 멈춰서기도 했다.

상체가 약간 앞으로 쏠리는 정도였지만 기자의 입에서는 순간 '앗'하는 비명이 나왔다.

계 연구원은 "사람들이 운전했을 때는 이를 '급정거'라고 느끼지 않지만 자동주행차에서는 탑승자가 불안감 때문에 '급정거'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누버 3'의 첫 도심 주행은 전반적으로 조심성 많은 '초보운전자'가 운전을 하는 느낌이었다.

계 연구원은 "센서로 작동하기 때문에 속도위반도 안 하고 도로 법규를 잘 지키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인 운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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