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배치·평가 등 판사의 모든 것…'판사회의' 테이블에

입력 2017-06-28 17:25   수정 2017-06-28 19:15

승진·배치·평가 등 판사의 모든 것…'판사회의' 테이블에

판사회의 상설화 통해 대법원장 인사·사법행정 권한 축소 전망

법원행정처·주요 재판보직 판사 등 '소수집중' 승진 구조 개선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이 28일 상설화 요구를 수용한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는 앞으로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인 판사 인사 및 사법행정과 관련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전망이다.

이는 판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승진·배치·근무평가의 개선 방향을 대법원장이나 직속 법원행정처가 아닌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하거나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판사회의 측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1심 재판의 전면 단독화, 법관인사 이원화와 고등법원 부장판사 보임, 법관 근무평정 및 연임제도, 법관 전보인사와 사무분담, 지역법관제"를 대표적인 논의 대상으로 꼽았다.

이중 법원 안팎에서 주목하는 대목은 고위 법관인 고등법원 부장판사(고법부장) 보임과 법관 전보인사, 사무분담이다.

'법관의 꽃'이라 불리는 고법부장은 행정부 차관급으로 전용차량 지급, 근무평정 대상 제외, 명예퇴직 대상 제외 등의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고법부장 승진은 사법연수원 동기 판사 중에서도 3분의 1가량이나 그 이하만이 될 수 있는 '좁은 문'이다.

이에 승진을 앞둔 지방법원 부장판사들이 인사권을 쥔 윗선의 눈치를 보며 판결을 하거나 점차 관료화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대법원장의 임기가 6년이라는 점에서 한 번 눈 밖에 나면 사실상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는 셈이다.

특히 몇몇 보직은 '고법부장 승진 코스'로 인식되는 구도가 굳어지면서 이에 들지 못하는 판사들을 중심으로 부임지·보직 배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상태다.

고위 법관이 되는 과정에서는 재판 능력을 기본으로 사법행정, 기획·연구 능력 등을 두루 검증하는 과정을 밟는다.

일선 법원에서 중요 재판 업무를 맡거나 법원행정처에서 대법원장의 사법행정을 총괄 지원하는 자리, 법조인 양성과 법관 보수교육을 맡는 사법연수원 일부 보직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인원수가 다소 많지만, 법률가로서 실력을 인정받는 자리로 인식돼왔다.

현재 재판 일선에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장과 영장전담 판사,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중앙지법 민사·가처분 신청 재판부 판사 경력 등이, 기획·사법행정·연구 쪽에선 법원행정처 심의관, 사법연수원 교수, 대법원 재판연구관 경력 등이 승진의 디딤돌로 거론된다.




이 밖에도 이른바 '향판'(지역법관)을 없애며 판사들이 더 잦은 지방 이동을 해야 해 인사에 예민해진 점, 고등부장 승진 구도를 깨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지방법원 부장판사-고법판사 이원화 제도가 현행 모습대로 유지될지 불확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점 등 인사 제도를 둘러싸고 '인화성' 요소는 켜켜이 쌓인 상태다.

판사회의 측도 이 같은 점 때문에 고법부장 승진제도 폐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사 개혁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양 대법원장의 상설화 요구 수용과 함께 조만간 마련될 '제도개혁 테이블' 위로 올라올 전망이다. 논의가 진행될수록 대법원장이 독점했던 인사·행정 권한은 상당 부분 판사회의 측으로 이양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인사·행정 권한을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일선 판사들이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일각에서 판사회의의 '노조화'를 우려하는 만큼 과도한 권한 행사는 역풍을 부를 여지가 거론된다.

양 대법원장도 "자칫 이해관계가 교차할 수도 있는 이러한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위·경력·세대의 법관들이 한 데 모여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상호 입장의 차이를 줄여 중지를 모아 나가되, 재판의 수요자인 국민에게도 이해와 공감을 구하며 올바른 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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