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빵이야?" 파업 이틀째 밥 찾는 학생들

입력 2017-06-30 15:49   수정 2017-06-30 16:18

"오늘도 빵이야?" 파업 이틀째 밥 찾는 학생들

"학생 급식으로 빵은 좀…" 주먹밥 만들어 주기도

일부 학교 파업참여 확인 늦어져 '허둥지둥'

(전국종합=연합뉴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총파업으로 일부 학교가 이틀째 급식 대신 빵과 우유로 점심을 대체했다.

학생 일부는 부실한 대체 식단에 자발적으로 도시락을 싸오기도 했으며, 학생들의 입맛을 고려해 빵 대신 김밥이나 주먹밥을 준비한 학교도 눈에 띄었다.

경기도 수원 A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안모(47)씨는 이날 딸에게 방울토마토를 넣은 간식 도시락을 따로 챙겨줬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전날 학교에서 빵과 떡, 과일이 점심으로 나왔는데 집에 돌아온 딸이 "배가 고팠다"고 해 그냥 학교에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상당수 학교가 급식 대체식으로 빵이나 떡을 선택하는 이유는 여름철 식중독 위험이 비교적 낮고 완제품을 대량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지만 영양적으로나 기호도면에선 학생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틀 연속으로 점심을 빵으로 때워야 하자 자발적으로 도시락을 준비해오는 모습도 보였다.

조리종사자 4명 중 3명이 파업에 동참해 이틀째 빵과 과일 등으로 점심을 마련한 수원 B중학교 영양교사는 "파업 첫날인 어제는 도시락을 가져온 학생들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교실당 5∼6명씩 도시락을 싸왔다"며 "배가 차지 않거나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입맛을 고려해 빵이나 떡 대신 다른 음식을 준비하는 학교들도 있었다.

조리종사원 3명 중 2명이 파업에 참여한 충남 진산초는 학생 80여명에게 치즈와 야채 등을 넣은 주먹밥을 점심으로 제공했다.

전날 학생들에게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줬지만, 이날은 "학생 급식을 빵과 우유로 대체할 수 없다"는 급식실 측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개인 도시락을 가져오도록 사전 안내한 대구지역 일부 학교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김밥 등을 준비해 제공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의 파업참여 여부를 직전에서야 알게 된 학교와 학부모들은 대책을 세우느라 허둥대기도 했다.

인천 연수구의 한 중학교 학부모는 "어제는 정상 급식을 했다가 오늘은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안내를 받아 조금 당황했다"며 "교육현장이 속히 정상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 C초등학교 교감은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어젯밤에서야 알고 부랴부랴 빵과 주스를 주문했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이틀간의 파업 기간에 하루만 파업에 동참한 조합원이 많아 급식 미운영 학교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당국은 조합원들에게 파업참여 여부를 상세히 물어보는 것이 자칫 부당노동행위로 비칠 것을 우려하는 학교들도 있어 급식 중단학교를 미리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총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학교가 전날 2천5곳에서 2천186곳으로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체 국공립 초·중·고 1만1천304곳의 19.3%에 달한다.

(신민재 한무선 백도인 김준호 이종민 이영주)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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