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 가입 영향은 핵폭발급"

입력 2017-07-04 06:11   수정 2017-07-04 07:19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 가입 영향은 핵폭발급"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원장 "2019년부터는 '진짜' 주총 늘어날 것"

"韓자본시장 도약 계기…코스피 상승도 주주환원정책 기대 때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내년 초까지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하면 2019년 주주총회부터는 그 영향이 가히 폭발적일 겁니다. '거수기' 주총 대신 진지한 토론과 찬반투표가 있는 진짜 주총이 늘어나겠지요."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조명현 원장(고려대 경영학부 교수)은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SC) 도입이 한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기업지배구조원장을 맡아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을 이끌어온 그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민간 주도 형태로 만들어진 자율지침이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며 "한국 자본시장 발전에 중요한 획을 그을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타인의 자금을 맡아 운용하는 수탁자의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침이다.

지난해 12월 기업지배구조원과 학계 인사, 주요 자산운용사 등이 참여한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위원회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후 5개월 넘게 참여기관이 나오지 않다가 주주가치 제고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첫 참여기관이 나왔다. 현재 도입 확정 사모펀드 3곳 외에 기관투자자 40여 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조 원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았는데 이제는 반대 목소리가 잦아들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 상승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정책 강화 기대감이 작용했음을 체감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의 홍콩 기업설명회(IR)에 동행했을 때 만난 외국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조 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가 2,400까지 오른 것도 외국인들이 주주환원정책 본격화에 대한 기대에 한국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조 원장은 참여 예정기관 가운데 미래에셋이나 삼성, 한화[000880]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먼저 하반기 중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우정사업본부와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도 아직 가입 신청 단계는 아니지만, 타당성 조사를 요청하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도 정착의 관건은 국내 최대 '큰손' 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참여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가입 시기를 올해 연말∼내년 초로 예상한 그는 국민연금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해야 우정사업본부나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기금이나 국민연금의 자금을 굴리는 자산운용사들이 따라오게 된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은 당장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가능한 시스템과 내부 지침을 갖췄음에도 최근까지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진작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면 삼성물산[028260] 합병 사태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자본시장의 인프라를 탄탄히 하고 신뢰를 높이는 것이 국민연금에도 이롭다는 전향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 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로 정부가 공적 연금을 통해 민간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금 사회주의'가 우려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관투자자들이 제대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행하는지 점검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하는 등 추가적인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행점검은 금감원이 맡거나 아니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를 합친 기관투자자 협의회를 만들어 민간 주도로 두는 등 여러 방안이 이야기되고 있다"며 "제도가 안착하기까지는 2∼3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내년 초까지 들어온다면 그다음 해인 2019년 주총 시즌부터는 그 여파가 핵폭발에 가까우리라고 본다"며 "초등학교 학급회의보다 못해 하나 마나 한 수준인 현재의 주총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취임 후 1년여 동안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안과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놓은 조 원장은 남은 기간 제도 안착을 위해 기업지배구조원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 원장은 "사단법인 기업지배구조원의 사원기관 가운데 한국상장회사협의회처럼 이해 상충의 소지가 있는 기관의 역할에 대해서는 재검토하고 있다"며 좀 더 공공성이 있는 기관을 사원기관으로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해서는 자산운용사들에게 의결권 행사에 참고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의안 분석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제도 도입 플랫폼 구축을 지원해줄 인력을 지원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기업지배구조원의 공적인 기능을 더 살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