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ㆍ보건외교ㆍ미래산업ㆍ사이버 안보ㆍ평화유지활동
헤리티지재단 "한미정상회담 성공적"…英처럼 한국과도 특수관계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한국과 미국은 북극 개발, 글로벌 보건 외교, 미래형 산업, 사이버 안보, 평화유지 활동 등 5가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관계를 더욱 증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제임스 카라파노 부회장(국가안보ㆍ외교 담당)은 군사 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 기고문에서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미국의 양대 축으로 단순히 우방 차원을 뛰어넘는 주요 맹방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수위원회 국방분과에서 일하기도 한 카라파노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최근 한미 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 육사 출신인 그는 적어도 현재로서는 양국이 북한 핵과 무역적자 해소라는 두 가지 문제 해결에 집중하지만, 영구적인 동반자 관계는 정치ㆍ경제ㆍ문화적 영역을 아우른다고 강조했다.
정치적으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는 화성과 금성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예측이 어려운 유별난 부부처럼 비전을 가진 두 지도자는 양국관계에서 신뢰와 자신감을 당연하게 구축했다. 이제 두 정상은 양국이 협력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카라피노는 강조했다.
◇북극 개발협력 필요
주한미군에서도 근무한 카라피노는 우선 북극 개발협력을 제안했다. 한국이 북극권 국가가 아니라고 해서 북극에 관심이 없는 것은 전혀 아니다.
한국은 2013년 다국적 협력 포럼인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permanent observer) 지위를 확보한 것을 계기로 쇄빙선 등 관련 선박 건조에 나섰다. 또 북극 항로 개척, 수산자원 확보, 에너지와 광물 개발, 환경 및 기후 문제 등 상업적 이익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반면 미국은 명목상 '북극 대국'일 뿐이다. 미국은 우선 과제를 마련하는 등 북극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인프라 구축에는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서로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가용한 자원을 공동으로 투입하는 게 필요하다.
◇ '글로벌 보건 외교'서 힘 합쳐야
미언론은 국내 보건 문제에 집중하는 나머지 미국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지도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왔다. 한국이 최근 글로벌 보건 외교에 주력해온 것과 달리 미국은 이에 등한시해왔다. 미국은 이제 이런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미국은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보건 외교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 미래산업 분야서도 머리 맞대야
제조업을 통한 경제성장에 주력해온 공통점을 가진 양국은 로봇에서부터 인공지능(AI) 분야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산업에서의 기술혁신이 다음 세기 근로자층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해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실제로 최근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미래 일거리'(future of work)가 교육에서부터 세무 분야까지 근로환경을 바꿀 수 있느냐는 궁금증이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근로자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를 파악하는데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
혁신과 이해를 실제로 창출하는 자유시장보다 정부가 훨씬 똑똑하지는 않지만, 가끔은 사려가 깊은 정부는 개인이 미래를 설계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하는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이버안보 '동맹' 체결 필요
미국이 사이버공간에서 우방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특히 한미 양국은 사이버공간에서 '슈퍼 악당'이나 마찬가지인 북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미국은 정보 공작 분야에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과 운영 중인 '5개국 정보 동맹'(Five Eyes)처럼 한국과도 똑같이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 평화유지 활동 재정립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평화유지 활동은 엎치락뒤치락했다. 미국민은 새로운 미정부가 유엔 평화유지작전 과정에서 벌어진 끔찍한 인권유린 사태를 해결하고 개혁을 끌어낼 것을 기대해왔다. 한미 양국이 평화유지 활동에서 협력할 분야가 있다. 평화유지 활동을 다시 위대한 것으로 만들 수 없다더라도 적어도 국제사회로부터 적당하고, 현실성이 있고, 효율적이고 제대로 관리된다는 지지를 받는 분야에서의 협력이 그것이다.
그러나 양국의 정책결정권자들과 언론은 앞으로도 계속해 북한 문제에 집중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책결정권자들을 제외하고 위에서 언급한 5개 분야 관계자들은 해당 분야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주력해야 한다.
한미 양국 정상이 첫 데이트를 마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밀월 기간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양국은 우호 관계를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는 공통 이해관계가 훨씬 많다는 점을 인식해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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