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로 흑인 인권운동 이끈 美 코미디언 딕 그레고리 별세

입력 2017-08-20 15:03  

풍자로 흑인 인권운동 이끈 美 코미디언 딕 그레고리 별세

빌 코스비와 흑인 코미디언 시대 열어…대권도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풍자적인 코미디를 앞세워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미국 코미디언 겸 인권운동가 딕 그레고리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4세.

그레고리의 유족은 그가 박테리아 감염으로 일주일 전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레고리는 1960년대 백인 관객을 대상으로 스탠딩 코미디를 한 첫 흑인 희극배우다.

1954년 미군에서 복무하던 중 코미디 쪽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그는 제대 후 전문 코미디언이 되기 위한 길을 밟은 끝에 닙시 러셀, 빌 코스비 등과 함께 흑인 코미디언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육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세인트루이스 빈민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특히 성장기에 경험한 인종차별을 코미디 소재로 즐겨 사용하며 인종차별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부각시켰다.

예컨대 "최악의 환경에서 살면서 최악의 학교에 다니고 버스에서는 뒷자리에만 앉을 수 있었는데, 이제 이것에 대해 말하는 것만으로 일주일에 5천달러(약 570만원)을 번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미국 말고 어디가 있겠느냐"며 사람들을 웃기는 식이다.

이런 화법이 주목받으며 그는 자연스럽게 인권운동가로 활약하게 됐다.

그는 정치권으로도 활동무대를 넓히며 1966년 시카고 시장, 196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각각 평화자유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레고리는 반전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는 1960년대 말 반전 메시지를 담은 존 레넌의 곡 '평화에 기회를(Give peace a chance)' 녹음에도 동참했다. 이는 레넌과 그의 아내 오노 요코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펼친 공개 반전 시위 '베드인(bed-in)' 때 만든 곡으로, 미국 반전 운동의 주제가가 됐다.

그레고리의 사망 소식을 접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코리 부커(뉴저지)는 "그의 불굴의 정직함과 용기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투쟁하고, 살아가고, 웃고, 사랑하도록 일깨웠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배우 우피 골드도 트위터에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 딕 그레고리가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가족과 더는 그의 통찰에 기댈 수 없는 우리에게 애도를 표한다. 평화롭게 잠들기를"이라고 적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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