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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선고 생중계 불허…'국민관심'보다 '부작용'에 방점

입력 2017-08-23 16:29   수정 2017-08-23 16:44

이재용 선고 생중계 불허…'국민관심'보다 '부작용'에 방점

재판부 신원 노출에 따른 심리적 부담도 작용한 듯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법원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선고 공판을 생중계하지 않기로 한 것은 생중계를 통해 얻는 공공의 이익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3일 생중계 불허 결정을 내리며 "피고인들이 입을 불이익이나 손해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2심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하면서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라 해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생중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 등은 재판부에 생중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가 공공의 이익과 국민적 관심을 내세워 생중계를 강행할 경우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판부는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이 훼손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급심에서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는데, 1심 판결이 생중계되면 그 내용이 일반 대중에게는 확정된 판결처럼 각인될 우려가 있다.

결국, 국민적 관심과 알 권리 실현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이 측면보다는 형사 피고인의 인권 보장과 헌법이 정한 무죄추정이라는 원칙론에 입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생중계에 대한 재판부 자체의 심리적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선고 공판을 생중계하면 재판부 구성원의 신원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결과에 수긍하지 않는 쪽에서 판사를 향해 부당한 비난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고, 신상 노출에 따른 위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의 1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조의연 부장판사나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조윤선 전 장관에게 무죄 판단을 내린 황병헌 부장판사를 둘러싸고 도 넘은 비판과 각종 루머가 횡행한 점을 고려하면 이런 우려는 지나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에서 재판부의 모습이 고스란히 일반에 공개될 경우 '신상털기' 같은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재판부가 부담을 안을 수 있고, 이는 재판 독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생중계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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