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리거, 잘 싸웠지만…종목의 벽 못 넘었다

입력 2017-08-27 18:36  

맥그리거, 잘 싸웠지만…종목의 벽 못 넘었다

1∼3라운드서 우세, 하지만 결국 체력 한계에 무릎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던 '세기의 대결'은 예상대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정말로 빛이 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기량과 투지를 보여준 격투기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였다.

UFC 두 체급 챔피언인 맥그리거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복싱 슈퍼웰터급 12라운드 경기에서 지치지 않는 투혼을 보여줬으나 끝내 10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맥그리거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복서인 메이웨더를 이길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들은 아무도 없었다.

둘의 대결이 '서커스' 또는 '쇼'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복싱계 인사들도 적지 않았다. 메이웨더조차도 돈 때문에 이번 시합을 한다는 사실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맥그리거가 메이웨더를 한 대도 때리지 못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1라운드를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2년 전 메이웨더와 맞붙은 바 있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9)는 "맥그리거는 전혀 승산이 없다"며 "실제 경기가 벌어지면 정말로 지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2월에야 프로복싱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딴 '복싱 초보' 맥그리거는 1라운드에서 3명의 심판으로부터 메이웨더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도 맥그리거의 우세는 계속됐다.

맥그리거의 초반 우세는 결과적으로는 메이웨더의 미끼에 걸려든 꼴이었지만 전광석화와 같은 어퍼컷과 묵직한 왼손 스트레이트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메이웨더는 경기 후 "우리의 게임 플랜은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그가 초반에 체력을 소진하게 한 뒤 경기 막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UFC에서는 가장 긴 시합이 5분 5라운드로, 길어봐야 25분이다. 12라운드로 최대 36분을 뛰어야 하는 프로 복싱 시합을 초보자인 맥그리거가 소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결국, 10라운드에서 주심은 경기 중단을 선언하고 메이웨더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맥그리거가 이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1라운드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뒤집혔다.

맥그리거는 복싱 최강자를 상대로 복싱으로 10라운드까지 버텼고,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고 펀치를 휘두르는 집념을 보였다.

메이웨더도 경기 후 맥그리거가 이 정도로 오래 버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메이웨더는 "맥그리거는 강한 상대였다"며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은 "최고의 복싱 경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맥그리거가 내게는 최고였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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