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후임 부각 천민얼은 누구(?)…2년전부터 후계 준비한듯

입력 2017-08-29 09:50  

시진핑 후임 부각 천민얼은 누구(?)…2년전부터 후계 준비한듯

이론강사·선전 전문가로 시진핑 측근…구이저우서 지도력 입증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후계자설이 나오고 있는 천민얼(陳敏爾·57) 충칭(重慶)시 서기는 공산주의 이론 강사 출신의 여론선전 전문가다.

가족이나 주변 관계는 알려진 바 없으나 수년전부터 천 서기는 시 주석의 관심과 총애를 업고 차기 주자감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 일본 매체들이 잇따라 천 서기가 시 주석 후계자로 내정됐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천 서기는 1960년 9월 저장(浙江)성 중북부 주지(諸기<旣+旦>)시에서 태어나 문화대혁명 종료로 1978년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재개된 직후 현재는 사오싱(紹興)문리학원으로 바뀐 사오싱사범전문학교 중문과에 입학했다.

2년9개월 대학 생활을 보낸 뒤 모교 선전부 간사를 거쳐 저장성 당교의 이론교사 자격반에서 공부한 다음 공산주의 이론 강사가 됐다. 홍콩 아주주간은 그가 이 시절부터 명쾌하고 조리 있는 말솜씨에 요약 능력이 뛰어나고 관점과 시야가 날카로웠다고 전했다.




이후 사오싱현 선전부장, 현장, 서기 등을 거쳐 1997년 닝보(寧波)시 부시장을 지냈다. 31세에 사오싱 현장이 됐을 때 저장성에서 가장 어린 현장이었다.

1999년 12월 39세 나이로 저장성 당위원회 기관지인 저장일보 사장을 거쳐 2001년 저장성 당위원회 선전부장을 맡게 된 것이 그가 시 주석과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이 됐다.

선전부장으로 부임한지 5개월만에 저장성 서기로 온 시진핑 주석은 여론선전 업무를 중시하며 당시 천 부장을 당위원회의 '반장'을 시켰다고 한다.

저장일보 사장 시절 '기자 천민얼' 명의로 칼럼을 쓴 적 있었던 그는 선전부장을 지내는 동안 시 주석이 쩌신(哲欣·'저장혁신'의 의미) 필명으로 저장일보에 게재한 즈장신위(之江新語) 칼럼의 초고를 4년간이나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화(深), 실용(實), 세밀(細), 정확(準), 효율(效)을 주제로 업무기강, 반부패, 근검함을 강조한 내용들이었다. 문학적 소양과 필력도 뛰어나 시 주석의 칭찬을 자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칼럼 '즈장신위'는 시 주석의 저장성 인맥을 일컫는 용어 즈장신쥔(之江新軍)으로 발전했다. 즈장은 저장성을 가로지르는 첸탕(錢塘)강을 이르는 옛 명칭이다.

당시 시 주석과 저장성에서 일했던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부장, 중사오쥔(鐘紹軍) 중앙군사위 판공청 부주임, 수궈쩡(舒國增)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 샤바오룽(夏寶龍) 저장성 서기, 리창(李强) 장쑤성 서기, 바인차오루(巴音朝魯) 지린성 서기, 러우양성(樓陽生) 산시성장, 잉융(應勇) 상하이시장, 천더룽(陳德榮) 바오강철강 총경리 모두 칼럼 즈장신위의 사상적 세례를 받았던 첫 독자들이다.

200편의 칼럼을 엮어 2007년 5월 책으로 발간된 '즈장신위'는 시 주석의 기본 정책과 이념의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해 2012년에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서기를 지내는 동안 천 서기도 2001년 12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저장성 선전부장을 꼬박 맡아 그의 나팔수, 정치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다. 5년 후 20차 당대회까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시진핑 옆을 지키며 '시진핑 사상'을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데 있어 적임자인 셈이다.

천 서기는 이후 저장성 부 성장을 지낸 다음 2012년 1월 중국 남서부의 구이저우(貴州)성 부서기로 옮겨가 대리성장, 성장, 서기까지 차례로 지냈다. 지난달 차기 주자였던 쑨정차이(孫政才)의 돌연한 낙마로 충칭시 서기로 전격 발탁되기까지 5년여를 구이저우에서 보낸 셈이다.

중국 최빈곤 지역중 하나인 구이저우를 맡아 지도력을 발휘하며 차기 지도자 후보로서 서서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효과적인 빈곤 대책과 첨단 산업 유치 정책으로 실력도 인정받았다.

천 서기 시절의 구이저우성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5분기 연속으로 전국 31개 지방중 3위 안에 들었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도 10.4%로 시짱(西藏), 충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주목되는 점은 시 주석이 천민얼이 성장에서 서기로 승진하기 직전인 2015년 6월 구이저우성 시찰에 나선 대목이다. 홍콩 매체는 시 주석이 이 때부터 천 서기의 성과를 직접 확인한 다음 후계자로 내정하고 그를 위한 인사포석을 구상해왔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시 시 주석은 구이저우성을 시찰하면서 천 서기의 "행정지도가 매우 요령이 있다"(管治有方)고 칭찬하고 동부 연해와 서부 내륙과는 다른 발전 로드맵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구이저우에 빅데이터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일리가 있다"고 찬사했다. 그의 이런 정책은 퀄컴, 아마존, 바이두의 구이저우성 진출과 애플이 구이저우에 아이클라우드용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것으로 결실을 맺었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를 구이저우성에 구축하기로 한 것도 천 서기의 '구이저우 모델'(貴州模式) 치적의 한 사례가 됐다.

홍콩 매체들은 시 주석이 쑨 전 서기를 내친 것이 천 서기의 후계자 발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천 서기를 먼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출시켜 경력을 완비시키기 위해서는 직할시인 충칭시 서기 자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천 서기의 입지를 다져주는 행보를 꾸준히 이어왔다. 19차 당대회에 참석할 대표를 선출하는 지난 4월20일 구이저우성 당대회에서 시 주석은 구이저우 대표로 선출됐다. 상하이에서 구이저우로 적(籍)을 옮겨 앞으로 5년간 구이저우 대표로 활동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읽었는지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지난 6월 구이저우성을 방문해 천 서기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천 서기가 6세대 지도자 후보로 발탁돼 후계자 자리에 앉게 되면 시 주석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장기간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길이 열리게 된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내다봤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도 천 서기가 중앙위원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2단계를 건너뛰어 승진할 것으로 점치면서 선전·이데올로기 담당 상무위원으로 내정됐다고 전한 바 있다.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류링허우(60後·1960년 이후 출생자) 세대인 천 서기는 2022년에 62세로 정치국 상무위원 연령제한에도 자유롭다.

하지만 천 서기 후계자 설은 아직 변수가 많이 남아있다. 중국 권력흐름이 시 주석의 1인 체제 지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내규와 전통을 깨는 천 서기 옹립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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