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제재결의 시동…'대북 원유수출 금지' 중러 벽 뚫을까

입력 2017-09-05 03:31   수정 2017-09-05 07:00

안보리 제재결의 시동…'대북 원유수출 금지' 중러 벽 뚫을까

美 "가장 강력한 제재"…이번주 제재안 회람, 내주초 표결시도

대북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금지 거론…北 노동자 송출 금지도

中 "한반도 혼란 허용 않을 것", 러 "제재만으로 풀수는 없어"




(유엔본부=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논의가 시작됐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4일(현지시간) 소집된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번 주 내에 결의안을 이사국들에 회람시키고 1주일 뒤인 11일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7월 북한의 두 차례에 걸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안보리가 지난달 5일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의 전면적 수출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재결의 237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새로운 제재결의가 추진되는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할 때이며,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할 때만 외교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를 비롯한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우방국 대사들도 한목소리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강한 규탄 목소리와 함께 추가제재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미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전부터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결의에 들어갈 주요 제재방안에 대해 윤곽을 이미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의 역시 30억 달러로 추정된 북한의 연간 수출액 가운데 3분의 1을 차단할 것으로 전망한 기존 결의 2371호와 마찬가지로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자금줄을 더욱 촘촘히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헤일리 대사의 언급에 비춰볼 때 미국은 결의 초안에 북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되는 원유수출 금지를 담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연간 150만∼200만t의 원유·석유제품을 수입하는데, 이 중 9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유가 차단되면 북한 군(軍)은 물론, 북한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또 하나의 외화 수입원인 석유제품 수출금지도 제재방안으로 거론된다. 원유가 차단되면 북한의 석유제품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최근 통화에서 대북 추가제재와 관련해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금지·제한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제재결의 2371호에서 기존 규모에서의 동결로 제한했던 북한의 노동자 해외 송출과 관련, 전면 송출 금지도 추가제재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제재 역시 최종 채택 여부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안보리에서의 채택을 위해서는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주 초 표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에 따라 치열한 샅바 싸움이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에는 동참하면서도 북한 정권의 붕괴를 초래할 정도의 초강력 제재에는 반대해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면서 초강력 핵도발에 나선만큼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을 전략적 자산이라고 보는 중·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기업 등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카드를 꺼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 추가제재에 대한 직접적 표현은 삼갔다.

다만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면서도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혼란과 전쟁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를 통한 해법을 강조했다.

류제이 대사는 해법으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거듭 주장했지만 헤일리 미국 대사는 군사훈련중단 요구에 대해 "모욕적인 것"이라면서 일축했다.

바실리 네벤샤 러시아 대사도 북한이 한반도와 전 세계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규탄했지만 "어떤 조치가 취해지더라도 제재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제재결의에 대해서는 결의안이 나오면 "내용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의 강도에 따라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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