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시위 금지통고 남발 개선…살수차 사용 엄격 제한

입력 2017-09-07 10:00   수정 2017-09-07 10:07

집회·시위 금지통고 남발 개선…살수차 사용 엄격 제한

'집회현장 無차벽' 원칙…경찰, 경찰개혁위 권고 수용

집회 온라인 신고 시스템 추진, 채증 요건 규정도 강화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사소한 내용을 트집 잡아 신고제인 집회·시위가 사실상 허가제로 운용해 온 경찰 관행이 개선된다. 고(故) 백남기 농민을 숨지게 한 살수차는 집회·시위 현장 투입이 금지된다.

경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 권고안과 세부 지침을 담은 부속의견을 7일 발표했다. 경찰청은 개혁위 권고를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인권경찰' 구현을 위해서는 그간 인권침해 논란이 계속 제기된 집회·시위 대응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에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집회·시위는 신고나 진행 과정에서 다소 흠결이 있더라도 경찰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라고 개혁위는 권고했다.

권고안은 집회·시위 온라인 신고 시스템 도입, 신고 간소화를 위한 법 개정 등으로 집회·시위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고, 주최 측이 신고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마련하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집회·시위의 인원, 시위 방법, 행진 경로 등이 사전 신고 내용과 다소 다르더라도 평화적으로 진행되면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신고 내용이 보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회·시위를 금지 통고하는 관행을 개선하도록 했다.

집회·시위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임에도 경찰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금지통고제를 사실상 허가제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 금지통고 최소화를 위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공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 등 주요 도시 내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시위는 차량 통행에 일부 차질을 주는 일이 불가피한 만큼, 교통 소통을 이유로는 전면 금지통고나 사실상 집회·시위를 불가능하게 하는 제한통고 등을 원칙적으로 하지 않도록 했다.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려 숨지게 한 살수차는 집회·시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다.

개혁위는 살수차 사용 가능 요건을 '소요사태 또는 핵심 국가 중요시설 공격행위'로 제한하고, 집회·시위에는 살수차를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살수차 사용 명령권자는 관할 지방경찰청장으로 규정해 책임을 강화했다.

최루액을 물과 혼합해 살수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수압 기준을 전보다 낮춰 안전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격력이 큰 직사살수는 '지면살수 후 점차 상향해 가슴 이하 살수' 등으로 사용 방식을 엄격히 정하도록 했다.

과거 집회 현장을 둘러싸 시민 통행까지 막던 차벽은 집회 참가자 안전 보장이 어렵거나 폭력행위 제지가 곤란한 상황에만 예외적으로 설치한다.

역시 종종 인권침해 논란을 부르는 집회·시위 현장 채증은 '폭력 등 불법행위가 행해지거나 그 직후' 등으로 요건을 명확히 하고, 해산명령과 강제해산 등도 구체적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집회·시위에 사용되는 경찰 무전망을 녹음·보관해 경찰 법 집행에 대한 사후 통제를 강화하고,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경우에 따라 도로로 통행하더라도 형법상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수사하지 않는 원칙을 제시했다.

경찰청은 "권고 취지를 충분히 공감하며 모든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관련 법령과 내부 규칙 개정 등 세부 실행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권고안이 집회·시위 문화가 성숙하는 초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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