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유물 큰손' 터키에 항복…'헤라클레스 석관' 반환

입력 2017-09-11 21:43  

스위스 '유물 큰손' 터키에 항복…'헤라클레스 석관' 반환

터키정부 "불법 반출 유물 보유한 국가에 본보기 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스위스의 '귀중품 수장고'에서 발견된 터키의 로마시대 유물이 6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11일(현지시간) 터키 일간 사바흐 등에 따르면 2010년말 '제네바 프리포트'에서 확인된 '헤라클레스 석관'이 13일 터키항공편으로 안탈리아에 도착할 예정이다.

헤라클레스 석관은 2세기에 로마 지배하에 있던 안탈리아에서 제작됐다. 외부에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위업'이 아름답게 새겨져, 고고학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유사하게 생긴 다른 석관이 안탈리아박물관에 소장돼 있는데, 고고학자들은 두 석관이 쌍으로 제작됐으리라 추정한다.

터키로 반환되는 석관은 2010년말 제네바 프리포트가 스위스의 그리스·로마 유물 전문 거래상인 '피닉스 고예술'(대표, 알리 아부탐)의 보관 목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 존재가 외부로 알려졌다.






제네바 프리포트는 전세계 수집가들의 미술품과 귀중품을 보관해 주는 수장고 서비스다. 정확한 규모와 보관 목록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피카소 작품 1천점을 비롯해 미술품만 120만점을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프리포트에 헤라클레스 석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터키는 이 유물이 1960년대 초 안탈리아에서 불법 발굴·반출된 유물이라고 지적하며 반환을 요구했다.

피닉스 측은 합법적인 입수 경로를 증명하는 서류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터키는 물러서지 않았다.

터키는 반환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피닉스를 상대로 법적 절차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유물 불법유통의 온상이 된다는 비난에 직면한 스위스 당국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스위스 검찰은 2015년 조사위원회가 확보한 내용 등을 바탕으로 피닉스에 유물을 돌려주라고 명령했으나 실제 반환은 지연됐다. 아부탐가(家)는 헤라클레스 석관의 원래 출처가 합법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당시 터키 언론이 보도했다.

몇년 간 피닉스와 양국 정부, 국제기구까지 가세한 논의 끝에 올해 3월 피닉스가 반환에 합의했다.

수십년간 제네바 프리포트에서 잠자던 석관은 귀향을 앞두고 올해 6월 중순 스위스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전시회 개막식에서, 모든 당사자 사이에 국제적인 협업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헤라클레스 석관은 '불법 반출된 유물은 반환해야 한다'는 최근 국제사회의 판례·결정에 추가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터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헤라클레스 석관 사례는 터키에서 불법 반출된 유물을 보유한 국가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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