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아기는 못살렸어도…" 시리아 반군지역에 구호단 투입

입력 2017-10-31 10:28  

"굶주린 아기는 못살렸어도…" 시리아 반군지역에 구호단 투입

유엔-시리아·아랍적신월사, 동 구타 지역에 식량·의약품 전달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의 봉쇄로 굶주림에 허덕이던 반군 장악지역 주민들에게 구호의 손길이 닿았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식량과 의약품 등 구호물품을 실은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과 시리아·아랍적신월사(SARC)의 구호차량 수십 대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근거지인 동(東) 구타에 진입했다.

영양실조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동 구타의 생후 1개월짜리 영아 사하르 도프다의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며 시리아의 인도주의 위기 상황에 경종을 울린 지 일주일 만이다.

OCHA의 린다 톰 대변인은 "우리는 동 구타에 진입해 오늘 카프르 바트나와 사크바 주민 4만여명을 위한 구호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동 구타의 도시 메스라바 진입로에는 주민들이 몰려와 정부군의 봉쇄를 해제하라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유엔과 시리아·아랍적신월사는 이날 차량 49대에 식량 꾸러미 8천 포대와 밀가루, 의약품, 의료기기, 건강보조제 등을 나눠 싣고 동 구타 일대 하무리아, 아인타르마, 카프르 바트나, 사크바 일대 주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SARC는 전했다.

동 구타 지역은 과수원이 밀집한 시리아의 주요 농업지대였으나 내전이 이어지고 정부군이 2013년부터 이 일대를 봉쇄하면서 식량과 의약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지역 내에서 생산되거나 외부에서 밀수입되는 물품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지역 주민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이날 구호차량에 동승한 유엔 구호요원들은 카프르 바트나의 한 병원에서 영양실조로 치료를 받는 현지 어린이들의 상태를 조사했다.

아이들의 어머니들은 구호단을 둘러싸고 마을에 대한 정부군의 봉쇄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 어머니는 "우리는 식량을 원하는 게 아니라 봉쇄 해제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 아마니 발루르는 구호단에 현지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구타 주민과 어린이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로가 개방되고 식량이 정상적으로 유입돼야 한다"며 카프르 바트나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일부 환자들은 상태가 위중해 외부로 후송돼야 한다고 전했다.

수년간 이어진 내전과 공습, 정부군의 봉쇄로 이 일대 주민 40만여명은 전력이나 상하수도 등 기본적인 공공서비스도 보장받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왔다.

동 구타는 러시아·이란·터키 주도로 지난 7월 지정된 반군 근거지 내 '긴장 완화지대' 중 한 곳으로, 주민의 정상적 생활을 위한 인프라 재건과 구호물품 지원이 보장돼야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은 이 지역에 대한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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