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88% '韓경제, 냄비 속 개구리'…탈출시간 별로없다"

입력 2017-11-03 15:01   수정 2017-11-03 20:15

"전문가 88% '韓경제, 냄비 속 개구리'…탈출시간 별로없다"

KDI 인식조사…이수일 규제연구센터소장 "공무원, 보상보다 비판에 민감"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다수의 경제 전문가는 한국 경제가 중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고 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큰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교수, 연구원, 대기업·중소기업 관계자, 금융업 관계자 등 경제 전문가 489명을 상대로 최근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한국 경제가 '냄비 속 개구리'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88.1%에 달했다고 전했다.

냄비 속 개구리는 끓는 물 속에 개구리를 넣으면 놀라서 바로 튀어나오기 때문에 살 수 있지만, 개구리가 들어 있는 냄비 속 물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 죽게 된다는 동물학자 등의 연구 결과에서 유래한 비유다.

최근에는 이런 연구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기는 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미국 경제 상태를 개구리에 빗댄 것을 계기로 위험이 가시화하기 전에 제때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소재로 냄비 속 개구리가 인용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3.8%는 한국 경제가 냄비에서 탈출할 시간이 1∼3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규제개혁 측면에서 한국이 뒤져있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응답자의 35%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규제개혁 성과가 매우 저조하다고 반응했고 42.9%는 약간 저조하다고 답했다.

규제개혁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규제개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정부의 의지 부족, 정치권의 의지 부족, 기득권 세력의 반발 등이 주 요인으로 꼽혔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센터 소장은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에서 '혁신 성장의 키워드 : 규제개혁'을 주제로 열린 출입기자 상대 정책 세미나에서 이런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공급자·생산자·소비자의 역할을 무시하고 정부가 다 관리하는 방향으로 흐르기 쉽지만, 정부 역량이 부족할 경우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정책을 설계할 때는 어떤 식으로든 민간의 전문성이나 경험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민간을 배제한 정부 주도의 정책 결정·규제가 만연한 이유 중의 하나로 공직 사회의 문화를 꼽았다.

그는 공무원 사회가 "칭찬·보상보다는 비판·비난·처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공무원의 잦은 인사이동도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김주훈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우리나라 공무원 인사 제도상 "문제가 터지면 당장 좌천이지만 잘해도 보상이 없다"며 규제개혁을 위해서는 진급, 승진, 처벌, 감사 등 인사제도 문제를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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