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베를루스코니…伊 총선 앞두고 건재 과시

입력 2017-11-07 06:00  

'불멸'의 베를루스코니…伊 총선 앞두고 건재 과시

시칠리아 주지사 선거서 우파 승리 견인…렌치 전 총리는 지도력에 타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잇따른 성추문과 탈세 혐의 등으로 송사에 시달리고, 건강 이상까지 겹치며 작년까지만 해도 정치적 생명이 끝난 것으로 인식됐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이탈리아 총리가 내년 봄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정치 전면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5일 치러진 시칠리아 주지사 선거에서 가장 큰 조명을 받은 사람은 당선이 유력한 우파 연합 소속의 넬로 무수메치(62) 전 노동부 차관이 아닌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였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마테오 살비니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극우정당 북부동맹(LN), 조르지아 멜로니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당(FDI)이 손을 잡은 우파 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무수메치 후보를 단일 후보로 내고 총력 지원을 펼쳤다.


특히, 선거 직전 유세에서 메시나 대교 등 시칠리아의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등 표심 공략에 발벗고 나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선거 운동 중반까지 오성운동에 밀리던 전세를 뒤집고, 우파 연합의 승리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일등공신이 됐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 6월 제노바, 라퀼라 등에서 실시된 지방 선거에서도 우파 연합의 구심점 역할을 한 데 이어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주목받은 이번 선거까지 승리를 일궈내며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건설업체와 미디어그룹, 축구단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횟수로는 3차례, 총 기간으로는 9년 넘게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1년 이탈리아 금융 위기의 파고 속에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2013년 탈세로 유죄 판결을 받고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하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작년 6월 심장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직후에는 30년 동안 구단주로서 애착을 보여온 프로축구단 AC밀란을 중국 자본에 넘기고, 자신이 소유한 미디어세트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사업에서도 은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는 작년 12월 마테오 렌치(42) 전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한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정치적인 행보를 재개하더니 올 들어 치러진 굵직한 지방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건재함을 발휘했고, 내년 총선에서도 우파 연합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이탈리아 정당 가운데에서는 오성운동이 30% 안팎의 지지율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고, 집권 민주당(PD)이 오성운동에 약간 못 미친 지지율로 2위를 달리고 있으나, FI, LN, FDI 등 우파 진영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지지율이 30%를 훌쩍 넘는다.

내년 총선에서도 우파 연대가 성사될 경우 우파 연합은 오성운동, 민주당을 제치고 최다 의석을 차지하며 연정 구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현재 자신에게 적용된 공직 진출을 금지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 판결을 기다리고 있어 여차하면 우파 연합의 총리 후보로 직접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는 기성 체제를 부정하는 포퓰리즘 성향의 신생정당 오성운동에 맞서 유럽의 포퓰리즘 확산을 저지할 적임자이자, 유럽연합(EU) 수호자로 스스로를 규정하며 내년 총선에서 우파 재집권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공언하고 있어 당분간 이탈리아 정계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번 선거를 통해 완벽하게 부활했다면, 또 다른 전직 총리인 렌치 민주당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상당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2012년 우파의 아성이던 시칠리아에서 주지사를 당선시킨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월 렌치 전 총리에 반기를 들고 민주당에서 탈당한 인사들이 꾸린 민주혁신당(MDP) 등 좌파 진영과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며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주지사 자리를 빼앗겼다.

렌치 전 총리는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총리직 복귀를 노리고 있으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시칠리아 선거의 완패를 계기로 렌치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어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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