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이접기 원류는 고깔…역사, 일본보다 앞서"

입력 2017-11-11 14:54  

"한국 종이접기 원류는 고깔…역사, 일본보다 앞서"

채금석 숙명여대 교수 '제1회 종이접기 역사 포럼'서 밝혀

이어령 전 장관 "종이접기, 日 오리가미 통해 서양에 전파"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민족 종이접기의 원류는 고깔이며, 그 역사는 일본보다 당연히 앞서있다는 연구 결과가 11일 발표됐다.

채금석 숙명여대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종이접기 역사포럼'에서 "한반도의 종이 기원은 기원전 1세기 이전부터 이뤄진 것으로 짐작된다"며 "이후 고구려 영양왕 21년(AD 610년) 사신으로 간 승려 담징을 통해 제지술과 종이문화가 일본으로 전해졌기에 종이를 일본에 전한 것은 고대 한국이었고, 따라서 한민족의 종이접기 역사는 당연히 일본가 앞서있다"고 밝혔다.

채 교수는 '고깔, 종이접기'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종이접기 역사는 기원전에 이미 전래한 종이가 주술용이나 의례용으로 이용됐으며, 접는다는 의미로는 '첩'(疊)과 '접지'(摺紙)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됐다"며 "우리나라 접기 형태의 원류는 고깔 쓰기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중국에 '절풍'(折風)을 유행시킨 한류의 원조"라고 설명했다.

고깔(곳갈)이란 '변'(弁)의 우리말 풀이이며, 그 어원은 첨각(尖角). 돌출부를 의미하는 '곳'과 쓰개를 의미하는 '갈'의 조합으로 이뤄진 '뾰족한 관모'라는 뜻이라는 것.

그는 "우리 민족은 고대시대부터 고깔이 풍속으로 이어져 왔는데, 고깔을 직물에서 종이로 대체해 만들기 시작하면서 종이접기가 대중화됐다"며 "삼국시대 때 주술이나 의례가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래하면서 일본에서는 신(神)을 의미하는 '가미'가 종이가 됐다"고 소개했다.

채 교수는 "종이접기는 사각형을 시작으로, 사각형과 삼각형으로 종이 면을 접어 뒤집거나 비틀어 돌리는 방법을 이용함으로써 비시원(比始原)적인 한국 고유의 사상체계를 표현한다"며 "이는 고대부터 우주를 표상화 한 조형 기법으로 면을 휘고, 꼬고, 비틀어 전후, 좌우, 상하도 없는 비정향(比定向)적 성격을 다루는 현대과학의 비유클리드 기하학적 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상고시대부터 전해온 종이접기 문화에 내재한 사유체계가 얼마나 과학적인가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은 환영사 원고에서 "중국에서 만들어진 바둑이 일본을 통해 서양에 알려진 것처럼 종이접기 역시 일본의 '오리가미'를 통해 서양으로 퍼져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이접기에는 오리가미와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그는 "오리가미의 '오리'는 꺾는다는 뜻이고 '가미'는 종이인데 '접는 것'과 '꺾는 것'은 개념이 다르다"며 "'꺾는 것'은 단절을 의미하지만, 종이접기의 '접다' '펴다'는 서로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또 "고깔은 접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마지막에는 펴야 한다며 그래서 고깔은 실제로 머리 위에 쓸 수가 있는 것"이라며 "고깔을 접는다는 것은 빈 공간을 만드는, 형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형상 속에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김태연 대구대 명예교수가 '희로애락이 담긴 종이접기, 지화(紙花)'라는 주제로 지화의 쓰임, 민간의례와 종교의례, 궁중의례 속 지화, 제작기법 등을 소개했다.

구미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종이접기로 만든 신위(神位), 지방과 지의', 금복현 청곡부체연구소 소장 '백접선과 대륜선', 이광연 한서대 교수는 '승경도와 종이접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관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을 좌장으로 육효창 서울문화예술대 교수, 이형모 재외동포신문 대표, 박암종 서울특별시박물관협의회 회장, 박기태 반크 단장, 이길배 문화재청 전통문화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펼쳤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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