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면서도 독한 오디션은 없을까…'더 유닛'과 '믹스나인'

입력 2017-11-18 10:00   수정 2017-11-18 10:04

착하면서도 독한 오디션은 없을까…'더 유닛'과 '믹스나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착하기만 하면 지루하고, 독하기만 하면 불편하다.

최근 KBS 2TV와 JTBC가 야심 차게 준비한 '더 유닛'과 '믹스나인'을 동시에 내놓으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에서 격돌했지만 지난 여름을 휩쓴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의 아성을 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완전히 상반된 콘셉트로 시작한 두 프로그램은 초반부터 강점도 약점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 착한 건 좋지만 일관성은 갖춰야…'더 유닛'

한 번 데뷔한 아이돌을 '리부트'(reboot) 해주겠다는 착한 취지는 공감을 얻었지만, 어쨌든 오디션에는 일관된 심사기준과 짜릿한 연출이 필요하다.

비를 비롯한 선배 군단의 참가자들을 향한 시선은 다른 오디션들에 비해 따뜻하다. 선배 한 명만 '부트 버튼'을 눌러줘도 합격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는 취지에 부합한다.

모든 오디션 프로가 선정적인 독설과 '악마의 편집'을 필수 재미 요소로 좇을 때 '더 유닛'은 '착한 오디션' 시장을 개척했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기에 가능했던 시도로도 보인다.

참가자 중에는 한번 실패한 데다 아이돌로서는 나이의 장벽에도 가로막힌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기반으로 한 트레이닝이 어떤 성장 결과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일관성 없는 평가 기준과 느슨한 연출은 좋은 취지와 별개로 평가돼야 할 부분이다.

스피카 양지원, 빅스타 필독, 유키스 준, 핫샷 김디모테오 등 일부 참가자가 재조명됐지만 프로그램 취지를 생각하면 한참 부족한 숫자다. 나머지 자리와 분량을 신인들이 채워버린 탓이다.

'재수생'들의 눈물 나는 사연과 절박한 무대에 집중할 만하면 '병아리'들이 나와 귀여움을 부각하니 시청자로서는 일관되게 몰입할 기회를 잃는 셈이다.

여기에 '올드'한 연출이 더해지며 '더 유닛'은 '프로듀스101'처럼 적극적인 시청자 투표층을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닐슨코리아)은 금방 4%대로 떨어졌고 CJ E&M·닐슨코리아 콘텐츠영향력지수 순위도 한 주 만에 1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최종선발자들에게 2년 이상의 매니지먼트 계약기간을 못박은 것도 논란이 됐다.

'더 유닛' 관계자는 18일 "프로그램 취지가 '재기'가 아니라 활동기간에 상관없이 한 번 데뷔한 사람에게 가능한 한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것인데 초반 좀 혼선이 있었다"며 "조별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몰입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재밌지만 '갑질'에도 웃어줄 수는…'믹스나인'

철저히 성과 지향적인 '믹스나인'은 긴장하며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프로그램 내 '절대권력'인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전국 기획사의 수많은 연습생 중 버스에 태우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실력이 부족한 연습생은 버스에 못 타는 것도 서러운데 독설까지 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운다고 패자부활전을 챙겨주지는 않듯 어린 친구가 눈물을 흘려도 양 대표의 독설은 멈출 줄을 모른다.

SBS TV 'K팝스타' 시절보다 한층 날카로워진 양 대표의 시선과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탄생시킨 한동철 PD 특유의 매서운 '가위질'은 아이돌 시장이 얼마나 냉혹한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수많은 청소년이 아이돌을 꿈꾸는 시대에 현실 감각을 심어줄 사람도 필요하다면 '믹스나인'은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다.

거기에 YG엔터테인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조차 양 대표에게 자신이 키운 연습생에 대한 평가를 맡긴 채 한껏 긴장하는 등 재치 있는 연출이 프로그램에 활력을 더한다.







그러나 '믹스나인'은 여러 부분에서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양 대표의 막말 논란이 대표적이다.

양 대표는 첫 회부터 짧은 치마 차림으로 춤추는 연습생들에게 부적합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한 참가자에게 많은 나이를 지적하며 무례하게 발언한 경우도 있었다. 재밌다고 '갑질'까지 눈 감아 줄 시청자는 없다.

가뜩이나 대형기획사 수장이 '픽'(pick) 하는 구조에, 대놓고 '갑질'하는 방송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독기에도 수위 조절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 역시 1%대에 머무는 것을 보면 최근에는 '악마의 편집'과 논란이 무조건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믹스나인' 관계자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본격 경연이 시작되면 연습생들의 실력과 매력에 더욱 주목할 수 있을 것이고, 긴장감도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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