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새 '만델라 후계자'는 노동운동가 출신 재벌

입력 2017-12-19 09:46   수정 2017-12-19 14:12

남아공 새 '만델라 후계자'는 노동운동가 출신 재벌

'최악위기' ANC 재건 나선 라마포사 부통령
흑인차별정책 저항한 인물…부패척결로 당 구원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전례 없는 지지율 하락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시릴 라마포사(65) 신임 대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마포사 대표는 18일(현지시간) 당내 경선에서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전 부인이기도 한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68) 전 내무·외무·보건부장관을 누르고 ANC의 대표가 됐다.


ANC는 2014년 총선에서 62.2%의 지지를 얻어 전체 400석 가운데 249석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때 지지율이 54%까지 떨어지면서 요하네스버그, 프리토리아, 넬슨만델라베이 등 거대 도시 3곳의 시장직을 내줬다.
실업, 주택·교육난, 여전한 차별과 사회적 격차에다 ANC 대표직 사임 사태를 불러온 제이컵 주마 대통령 주변의 부패 스캔들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994년 남아공에서 처음 시행된 다인종 선거에서 승리한 후 ANC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정권을 2019년 총선에서는 내놓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라마포사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 ANC 재건과 반부패를 슬로건으로 지지를 얻었다.
남아공 부통령이기도 한 그는 연설에서 "우리 앞에 있는 위대한 부활의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위대한 남아공과 부패척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국가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라마포사 대표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과거 백인 우월주의에 근거한 남아공의 극단적 인종차별 정책과 제도였던 '아파르트헤이트'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인 소유 광산들에서 대규모 파업을 주도한 노동운동가였던 그는 현재 남아공의 거의 모든 경제 부문에서 큰손으로 개인 자산이 5억 달러(약 5천430억원)에 달한다.
남아공에서 가장 부유한 흑인 기업인의 딸과 결혼한 라마포사 대표는 남아공맥주를 비롯한 거대 기업의 대표로 일했고, 최근 몇 년간 광산기업의 이사이기도 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201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정계에 재입문했고, 주마 대통령이 그를 부통령으로 임명했다.
이 때문에 라마포사 대표가 주마 대통령을 겨냥한 부패 문제를 계속 밀어붙일 수 있을지 관심사다.
주마 대통령의 전 부인이자 이번 당내 경선에서 불과 179표 차로 고배를 마신 들라미니-주마 전 장관의 지지자들이 당에서 요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라마포사 대표의 개혁 드라이브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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