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는 모스크바적인 뮤지컬…광활하고 인상적"

입력 2018-01-01 07:05   수정 2018-01-01 07:45

"'안나 카레니나'는 모스크바적인 뮤지컬…광활하고 인상적"

10일 개막하는 러시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연출가 알리나 체비크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가장 러시아적인, 모스크바적인 뮤지컬을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합니다. 모스크바라는 도시를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광활하고 인상적인 아름다움을 뮤지컬에도 담고자 했어요."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러시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알리나 체비크(45) 연출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에게 러시아 뮤지컬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90년 전통의 오페라·뮤지컬 극장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의 흥행작이다.
러시아 이외의 나라에서 라이선스(외국 작품 판권을 사서 국내에서 제작) 뮤지컬로 제작되는 건 이번 한국 무대가 최초다.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일부 유럽권 뮤지컬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러시아 뮤지컬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1927년 건립된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는 오페레타(오페라보다 작은 규모의 음악극) 위주의 클래식 극을 선보이는 극장이었지만, 최근 들어 뮤지컬 작품 수를 점점 늘리고 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극작과 발레, 안무 등은 러시아 뮤지컬이 장점으로 부각할 수 있는 지점"이라며 "러시아 뮤지컬만의 색깔을 확립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체비크가 한국 관객과 만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러시아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내한 공연으로 2014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에서 대상을 받으며 국내 공연계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몬테 크리스토'는 러시아어로 공연됐는데도 한국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번 '안나 카레니나'는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공연하기 때문에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이 더 넓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의 귀부인 '안나'가 안정적인 가정 대신 뒤늦게 찾아온 운명적인 사랑 '브론스키'를 택하며 사회적으로 파멸을 맞는 이야기를 다룬다.
언뜻 보기에 통속적인 불륜 이야기로 비칠 수 있지만 인간과 삶, 그리고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덕분에 영화를 비롯해 발레,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돼왔다.
그는 "인물들의 짙은 감정선과 정서를 음악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게 뮤지컬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사랑 때문에 남편, 심지어 아이까지 포기하는 안나가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나 저는 안나를 사회의 여러 제약 속에서 자유와 행복을 갈망한 한 여성으로 인식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가질 수 없는, 도달할 수 없는 갈망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갈망을 눈앞에 두고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이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한국 협력연출 겸 음악감독인 박칼린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안나와 브론스키의 에로틱한 감정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요. 외적인 에로티시즘이 아니라, 감정적인 에로티시즘으로 표현됩니다. 옷이 아니라 마음이 오픈되는 지점이 살아야 극이 사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체비크는 걱정을 하다가도 여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을 바꾸어 큰 만족을 드러냈다. 안나 역에는 국내 뮤지컬계 디바로 꼽히는 옥주현과 정선아가 캐스팅됐다.
그는 "한국 배우들과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한국 배우들은) 작품을 굉장히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프로페셔널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노래와 연기 모두 최고라고 생각해요. 한국 배우 중 몇 명을 러시아에 데려가 함께 일하고 싶을 정도예요. 하하."
공연은 2월 25일까지 이어진다. 6만~14만원. ☎ 02-541-6236.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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