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체벌 미화 표현 23건 적발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국제구호개발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대중 매체에 실린 체벌 미화 표현 23건을 제보받아 '2017년 시민이 '매'의 눈으로 찾은 체벌 옹호 표현' 보고서를 펴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들이 출연하는 한 공중파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은 회초리 앞에 겁을 먹은 아이들을 비추며 '회초리 하나로 완벽정리'라는 자막을 썼다.
다른 공중파 예능에서는 연예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전하며 '매를 통해 전해지는 엄마의 사랑'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한 종합편성채널 예능은 '탈락한 사람 사랑의 매 한번 갑니까'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정치권도 포함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여러 정치인이 "자식 잘되라고 회초리를 든 어머니", "부모의 회초리", "사랑의 회초리" 등에 민심을 비유했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회초리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있었다.
대형 포털사이트는 체벌을 용인하는 내용을 담은 육아서적을 소개해 보고서에 포함됐다. 이 책에는 '체벌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어 자칫 체벌을 활용해도 된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각 기관에 시정 요구를 했으며 이 중 9곳에서 문제 된 표현을 바로잡거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며 "가정 폭력을 '집안싸움'이라고 하지 않듯 체벌을 사랑의 매로 그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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