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끊임없는 인종차별주의 논란을 빚은 가운데 포용과 관용을 모르는 '트럼프형 지도자'들이 유럽 곳곳에 등장하면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90여개국의 인권 상황을 분석해 펴낸 연례 보고서에서 트럼프형 지도자들의 등장으로 그동안 국민의 권리를 옹호해온 국가들이 "포용, 관용, 존중이라는 가치에 대한 정면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네스 로스 HRW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그가 "멕시코 이민자, 무슬림 난민, 소수인종 등에 대한 증오와 여성에 대한 명백한 경멸"을 앞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국에서 관용이 사라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내향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보고서는 "권리를 짓밟는 독재자에 대해 걱정스러울 정도로 우호적인 대통령이 미국을 이끌고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몰두하는 탓에 흠은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권을 수호해온 두 나라가 종종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프랑스와 최근 반이민 정서가 강해지는 추세인 EU 각국이 미국과 영국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권익을 침해하는 의제를 내세우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그러는 사이에 예멘과 시리아, 미얀마, 남수단 등에서 대규모 학살이 아무런 제약 없이 자행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보고서는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에 만연한 편협성을 비판하고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는 권위주의가 "유럽 프로젝트 전체에 근본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 사무총장은 "만약 EU 회원국 어디라도 민주주의, 법치주의, 사법 독립을 훼손하도록 허용한다면 EU의 핵심 가치에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고 바로 그때 그런 가치를 갉아먹기 시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EU가 난민과 이주민의 유럽 유입을 막기 위해 리비아 당국과 협력하는 것도 위선적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그곳 상황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고 악몽과 같은데 누군가를 그런 곳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EU가 사우디아라비아 동맹군의 예멘 공습과 소수민족 로힝야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만행, 터키의 언론의 자유 침해 등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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