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이익 늘지만 지배구조 불투명"

입력 2018-02-01 11:18  

FT "삼성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이익 늘지만 지배구조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삼성전자의 실적이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정직인 이미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31일 출간을 앞둔 '삼성공화국'(The Republic of Samsung)에서 삼성전자의 조직문화가 북한과 닮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삼성전자 측이 발끈한 사례를 예로 들며 삼성전자의 병폐를 꼬집었다.
삼성전자의 한 중역이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과 가장 큰 브랜드를 평양 정권에 비유한 사실에 경악하면서 "모욕적"이라고 반발했지만 이런 반응은 회사 경영진이 이미지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삼성전자가 이날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액면분할과 함께 연말 주주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이 회사의 평판에 대한 우려를 가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공화국'의 저자 제프리 케인은 "삼성은 IT업계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고 표현하면서 대단한 평판을 받고 있는 스마트폰과 TV는 삼성전자의 지킬 박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혹스러운 지배구조, 곤경에 처한 가족 경영, 높은 명성을 어두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보호막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국민에게 비쳐지는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하이드에 속한다"고 말했다.
FT는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둘러싼 격한 비난의 상당 부분은 폐쇄적 성격과 모호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고 삼성전자 경영진은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으며 많은 의사 결정과 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회사의 이미지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선고 공판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으며 경영진 역시 부정적인 국민 정서가 선고에 영향을 미칠지를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FT는 정부의 재벌 개혁을 언급하면서 이런 지평 변화는 삼성전자의 이미지 쇄신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만들었지만, 회사 측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에 필요한 조치들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Reputation Institute)가 지난해 발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89위에 랭크됐다. 2016년 20위에서 무려 69계단이 밀린 것이다.
인하대 경제학과의 김진방 교수는 FT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주주가치를 우선하기 보다는 회장 일가의 이익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장세진 교수는 "국내에서 초라한 기업 이미지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의 박주근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재판이 각별히 중요하다면서 그가 패소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당연히 미래 전략의 전제조건인 인수·합병 등에서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것을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이후 큰 계약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구속이 인공지능과 커넥티드 기술 분야를 키우겠다는 회사의 야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은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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