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번역으로 읽는 '그리스인 조르바'

입력 2018-02-20 13:53  

새로운 번역으로 읽는 '그리스인 조르바'
김욱동 서강대 명예교수, 그리스 문학 권위자 피터 빈 영역서 저본 삼아 번역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많은 이들이 '내 인생의 책'으로 꼽는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1946)가 새로운 번역으로 나왔다.
영문학자이자 번역가로 이름 높은 김욱동(70) 서강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그리스인 조르바'가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이 한국 독자들과 만날 때 번역의 중요성이 특히 큰 것은 그리스어로 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그리스 문학을 한국어로 제대로 옮길 수 있는 전문 번역가가 없기에 영문 번역본을 바탕으로 다시 한국어로 옮기는 이중 번역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그동안 나온 '그리스인 조르바'의 한국어 번역서는 대부분 1952년 칼 와일드먼(Carl Wildman)이 번역해 영국 레먼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한 영어 번역서를 저본으로 삼았는데, 이 영역본은 그리스어 원본을 직접 번역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어 번역서를 저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김욱동 교수는 이번에 번역해 낸 책의 서문에서 "지금까지 독자들이 읽어 온 한국어 번역서는 그리스어에서 프랑스어로, 프랑스어에서 다시 영어로, 그것을 다시 한국어로 옮긴 삼중 번역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삼중 번역을 피하기 위해 김 교수는 칼 와일드먼 번역본 대신 2014년에 나온 피터 빈(Peter Bien)의 영어 번역서를 저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빈은 미국에서 그리스 문학 번역가와 연구가로 정평이 난 사람이다. 그의 '그리스인 조르바' 새 번역은 '카잔차키스가 구사한 원어와 관념의 아름다움과 힘을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김 교수는 소개했다. 또 빈의 텍스트를 저본으로 삼되 와일드먼 번역의 맛깔스러운 부분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번역서는 원전에 최대한 가깝게 옮기고자 한 충실성 외에도 가독성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민음사는 자부했다.
"나는 행복했고, 그 사실을 깨달았다. 행복을 경험하는 순간 그것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그 순간이 다 지나가 버린 뒤에야 비로소 뒤돌아보며 때로는 갑자기, 때로는 흠칫 놀라며 그때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깨닫곤 한다. 그러나 이곳 크레타섬 해변에서 나는 행복을 경험하면서 동시에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127쪽)
작품 뒤에는 카잔차키스가 직접 쓴 '작가의 말'도 실어 독자들의 작품 이해를 높였다.
'조르바'의 이미지인 '생생한 자유의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젊은 판화 작가인 최경주의 표지를 입혔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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