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후보들 TV 토론회 난장판…'욕설·물세례' 공방

입력 2018-03-01 00:00  

러시아 대선 후보들 TV 토론회 난장판…'욕설·물세례' 공방
극우민족주의자 쥐리놉스키-여성 방송인 출신 소브착 거친 설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3월 중순 대통령 선거를 앞둔 러시아에서 28일(현지시간) 대선 후보들이 TV 토론을 하던 도중 2명의 '튀는 후보'가 서로 상대 후보에게 욕설을 퍼붓고 물을 끼얹는 등의 소란을 피워 물의를 빚고 있다.
소란은 이날 관영 '로시야 1'(Russia 1) 방송이 주관한 국방 문제를 주제로 한 대선 후보 방송 토론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5)을 제외한 7명의 후보가 논쟁을 벌이던 중 일어났다.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인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쥐리놉스키(71)가 다른 민족주의 성향 정당 '러시아전국민동맹당' 당수 세르게이 바부린(59)의 연설에 끼어들자 여성 방송인 출신 후보 크세니야 소브착(36)이 이를 저지한 것이 발단이 됐다.
흥분한 쥐리놉스키가 소브착을 향해 "멍청한 여자"라고 부르며 "길거리에 다니는 여자 장사치를 이런 데 데려오면 안된다. 난장판이다"고 험한 말을 퍼부었다.
이어 한때 소브착이 진행한 선정적 TV프로 '돔-2'((Home-2)를 지칭해 "돔-2는 방탕한 프로였다. 입 좀 닫게 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소브착이 "돔-2 출연자들은 당신보다는 점잖게 행동한다"고 맞받아쳤고 그런데도 쥐리놉스키가 악담을 계속하자 참지 못한 소브착이 물컵을 들어 그의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소브착은 "점잖게 행동해라. 당신이 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일침을 날렸고 화가 난 쥐리놉스키는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러시아의 극우민족주의 세력을 대변하는 쥐리놉스키는 평소 남녀 상대를 가리지 않는 거친 말과 행동으로 악명 높은 정치인으로 대선 때마다 후보로 나서고 있다.
자유분방한 방송인이자 사교계 명사인 소브착은 1990년대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초대 민선 시장을 지낸 아나톨리 소브착의 딸이다.
푸틴 대통령이 아나톨리 시장 밑에서 부시장을 지냈고 그를 정치적 멘토로 여기기 때문에 소브착 가계와 푸틴 대통령의 인연도 깊다.
2000년대 중반 인기 민영방송 TNT에서 선정적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돔-2'(Home-2)를 진행하며 방송인으로 명성을 얻은 소브착은 지금도 도즈디 방송에서 토크쇼 진행자로 일하고 있다.
누드사진 촬영, 재벌과의 시한부 결혼 등으로 화제를 뿌려 '러시아의 패리스 힐턴'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는 2011∼2012년 총선 부정과 푸틴 대통령의 3선 도전에 저항하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면서부터 야권 활동가로 변신했고 올해 대선에서 푸틴에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푸틴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10%대 미만의 저조한 지지율을 보여 당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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