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르렁 뜨르렁' 경칩 앞두고 무등산 북방산개구리 산란

입력 2018-03-04 08:03  

'뜨르렁 뜨르렁' 경칩 앞두고 무등산 북방산개구리 산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뜨르렁∼ 뜨르렁∼"
오는 6일 경칩(驚蟄)을 앞두고 무등산에 개구리 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국립공원 무등산 내 광주 북구 충민사 인근 평두메 습지 곳곳에는 일찌감치 겨울잠에서 깬 '북방산 개구리'가 알을 낳느라 분주하다.
무등산국가지질공원 해설사 원근수(63)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평두메 습지 인근을 산책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계곡을 타고 마치 새소리 같은 '뜨르렁' 하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날아가는 새가 우는 소리인가 하고 주변을 둘러봤더니, 비바람만 몰아치고 아무것도 없었다.
원씨는 애절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를 따라 묵논(버려진 논)습지인 평두메 습지로 다가갔다.
물이 고인 습지에는 진갈색 개구리가 무수히 모여 산란하고 있었다.
원씨가 목격한 개구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관심대상(Red List)인 '북방산개구리'였다.
산에 사는 개구리 중 북방계에 서식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는 북방산개구리는 주둥이가 뾰족하고, 등은 적갈색 또는 흑갈색을 띤다. 몸에 검은 점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
10월부터 유속이 느리고 수심이 깊은 곳에 있는 돌이나 바위 밑에서 동면하거나, 흙 밑으로 파고 들어가 겨울잠을 자기도 한다.
겨울잠에서 깨고 산에서 내려와 2월 말쯤부터 계곡 주변에나 논 등 물이 고여있는 지역에 산란한다.

장마철이 되면 모두 변태를 마치고 다시 산으로 올라 낙엽 밑 습한 곳에 숨어 지낸다.
북방산개구리는 한때 식용개구리 알려져 무분별하게 잡아먹히기도 했다.
그러나 야생 개구리를 잡아먹으면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북방산개구리는 사람 기척에 잽싸게 자취를 감추는 탓에 관찰하기 쉽지 않다.
그런 북방산개구리가 어렵사리 연합뉴스 카메라에 잡혔다.
원근수 씨는 "발소리만 듣고도 숨어버리는 북방산개구리를 오랜만에 볼 수 있어 반갑다"며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나 산란하는 모습을 보니 봄이 다가옴을 느낀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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