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초등학교 어린이 히잡 착용 금지 독일도 논란

유치원·초등학교 어린이 히잡 착용 금지 독일도 논란
오스트리아 입법 추진 밝힌 뒤 독일에서도 쟁점화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 정부가 유치원, 초등학교 여학생들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벌어진 논란이 독일로 옮겨붙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이런 조치에 대한 찬반이 독일 보수 연립정부 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기독사회당(CSU) 소속의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부 장관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 소속의 율리아 클뢰크너 식품농업부 장관은 유치원, 초등학교 여학생의 히잡 착용 금지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클뢰크너 장관은 어린 학생들이 성적 흑백논리 속에서 자라는 것을 막는데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대연정 협상에서 주목받았던 클뢰크너 장관은 기민당 차기 리더 중 한명이다.
반면 아네트 비트만 마우츠 통합위원 등은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으며 부모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대했다.
지난해 9월 총선 때 텃밭인 바이에른주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많은 표를 내준 기독사회당은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난민, 무슬림 문제에서 메르켈 총리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호퍼 장관은 최근 무슬림이 독일 사회의 일원이 아니라고 말했다가 메르켈 총리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SPD)은 유치원, 초등학교 여학생의 히잡 착용 금지를 '섣부른 계획'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독일 의회는 지난해 공무원과 판사, 군인이 직장에서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독일에서 어린 학생들의 히잡 착용 금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정작 오스트리아에서는 이 법이 어떤 식으로 제정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극우 자유당이 주도하는 이 법안과 관련해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히잡을 착용하는 어린이가 몇 명이나 되는지와 관련된 기초 통계도 없는 데다 무슬림만을 겨냥한 정책이라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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