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프 동반 시리아공습, 이란에 핵합의수정 '위력과시'

입력 2018-04-15 17:26  

미영프 동반 시리아공습, 이란에 핵합의수정 '위력과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 영국, 프랑스의 14일(현지시간) 시리아 동반 공습에 이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서방 3개국의 공습 명분은 표면적으로는 시리아 정부군이 비인도적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자신들의 명분을 세우려고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외과 수술'식으로 정밀타격했고,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른바 '인도적 공습'을 했다는 것이다.
비록 1회성 공습이지만 그 바로 너머엔 시리아 내전을 두고 대치하는 러시아와 이란 진영에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선포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시리아 정부를 직접 지원하는 이란에 이번 미·영·프 3개국의 군사 공조가 지니는 의미는 시기적으로 남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달 12일까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수정하지 않으면 제재를 되살리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이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국제적으로 감시하는 내용을 핵합의에 포함해야 하고 핵프로그램을 일정 기간만 제한하는 일몰 조항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란은 핵합의는 국제적 약속으로 '일점일획'도 수정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제재를 부활하면 핵개발을 즉시 재개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역학 구도를 종합하면 서방 3개국은 시리아를 공격의 무대로 삼았으나 사실상 이란을 겨냥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시리아 공습 직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직접 나서 3개국 정상을 범죄자들이라고 규정한 신속하고 강경한 비판 성명을 낸 것도 이란이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방증이다.
서방의 공세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즉시 반응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반박이나 비판 성명을 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시한폭탄 같은 미국과 이란의 정면 대치에 균형추는 이란 핵협상에 직접 참여한 유럽 측이다.
영국은 미국에 기울었으나, 프랑스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활발히 중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프랑스는 이란에 탄도미사일을 협상해보자고 제안했고, 미국엔 핵합의를 파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그나마 중재자 프랑스까지 핵합의 재협상 시한을 한 달 앞두고 이번 공습에 가세한 것은 이란에 이를 받아들이라고 직접 압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상 이란을 겨냥한 공습에 참가함으로써 이들이 비판하는 이른바 이란의 '팽창주의'(이라크, 시리아, 걸프 지역 등 주변국에 개입하는 정책)를 경고하는 동시에 비인도적 화학무기의 배후로 몰아붙일 수 있어서다.
이란은 극구 부인하지만 서방이 바라보는 이란에 대한 고정된 시각, 즉 호전성과 비도덕성을 부각함으로써 서방은 시리아를 대이란 위력 과시의 장으로 삼았다.
동반 공습한 3개국이 공교롭게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한 달간 방문한 곳이라는 점도 이란엔 꺼림칙한 대목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를 연쇄 방문하면서 수십조 원대의 무기 구매와 합작 투자 계약을 맺었다.
그러면서 방문 중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란이 핵합의에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며, 중동과 국제 사회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지원 국가'라고 공격하면서 이란을 고립하려고 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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