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불가침합의 준수·단계적 군축실현 합의에 무게감

입력 2018-04-27 20:08  

[판문점 선언] 불가침합의 준수·단계적 군축실현 합의에 무게감
국방장관회담 등서 협의 예상…"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불가침합의' 준수와 '단계적 군축'을 실현해 가기로 합의를 이뤘다.
남북 정상은 이날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한반도에서의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때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했다"며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처럼 '재확인'이라는 표현이 남북간 회담에서 처음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과거 1992년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는 남북은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략하지 않으며 군축을 실현하기 위한 문제를 협의·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2007년 제2차 정상회담의 10·4 선언에도 '불가침 의무 준수' 표현이 담겨 있다.
하지만 1992년 합의서는 국무총리급에서 서명이 이뤄져 이번 정상간 합의문보다 급이 낮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2007년 정상회담 당시에는 비무장지대(DMZ) 내 재래식 무기 군축 내용을 10·4 선언에 담으려 했지만 무산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서 정상간 합의를 토대로 불가침합의에 대한 재확인과 '단계적 군축' 선언이 이뤄진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남북이 각각 군비를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것으로 결국 상호 병력이나 국방비를 줄이는 것을 의미하는 '군축'은 그동안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제로 가는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의제로 평가받아왔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단계적 군축은 군사적 신뢰구축→운용적 군비통제→구조적 군비통제 등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신뢰구축은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설치, 상호훈련 참관 및 통보 등 초보적인 단계의 군사적 신뢰구축 단계를 말한다. 운용적 군비통제는 DMZ 내 GP(감시소초) 공동철수, 장사정포 후방 배치 등 진전된 신뢰조치로 진입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가 지나면 병력감축 및 최전방 부대 후방으로 배치, 무기 감축 등 구조적인 군비통제 단계가 이행된다.
이런 단계를 거치려면 단계마다 군사당국 간 협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양측이 믿을 수 있는 군사적 신뢰조치가 병행돼야 한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문 대통령 특사단에게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한 가운데, 우리가 '적대행위 금지'의 하나로 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를 북측에 제안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남북이 정전협정을 어겨가며 중화기를 들여놓고 있는 DMZ에서 실질적인 군축 조치를 취한다면 괄목할만한 성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1992년 합의서 이후 26년이 지나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가 이뤄진 현재 시점에 양 정상이 단계적 군축에 공감대를 이룬 것은, 향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이행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간 군사적 신뢰를 쌓기 위한 조치가 이어짐에 따라 군사 당국간 회담을 통해 DMZ내 중화기나 감시초소(GP) 철수 등의 과감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신뢰구축이 진행되면 국방장관회담 등을 통해 실질적인 군축 협의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전협정 이후 남북이 수십 년간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첨예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단숨에 군축을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여기에 군축이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측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번 선언에서도 남북은 '군사적 신뢰의 실질적 구축'을 전제로 '단계적'이라는 수식어를 더하는 신중한 기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불가침 재확인과 군축 합의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군축은 비핵화 문제와 별개로 남북이 할 수 있는 긍정적 조치로 제재를 위반할 여지도 없고,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니 미국 등 주변국도 환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이어 "GP 철수 등 우리가 과감한 조치로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것이 남북간 신뢰구축에도 도움이 되고, 나아가 비핵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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