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동성추행 은폐' 파문 칠레 주교단과 사흘일정 면담

입력 2018-05-16 17:26  

교황, '아동성추행 은폐' 파문 칠레 주교단과 사흘일정 면담
칠레주교단 "사퇴·피해자 보상 등 교황 처분 달게 받겠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동성추행을 은폐한 의혹에 휘말리며 파문을 빚은 칠레 가톨릭교회의 주교단과 15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사흘에 걸친 면담을 개시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면담에 참여한 칠레 현직 주교 32명, 전직 주교 2명 등 총 34명에게 일일히 묵상을 위한 자료를 나눠줬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칠레 교회를 뒤흔들고, 교황의 이미지에도 먹칠을 한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추행 은폐에 대해 철저히 참회하고, 반성할 것을 요구하는 의미로 읽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날 아침 산타 마르타 교황 처소에서 집전한 아침 미사 강론에서 "주교들은 자신들이 돌보는 양떼를 언제 떠나야 할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해, 이번 면담을 통해 논란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칠레 주교 일부에게 퇴진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칠레 주교단 대표는 이와 관련, 교황과의 면담에 앞서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퇴와 피해자 보상 등을 포함해 교황이 제시하는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페르난도 라모스 칠레주교회의 사무총장을 비롯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은 칠레에서 벌어진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데 있어 저지른 스스로의 잘못에 고통과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칠레 교회에 대해 어떤 개혁을 요구하더라도, 이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월 칠레 방문 때 아동 성추행 사제로 현지에서 악명 높았던 페르난도 카라디마(87) 신부의 악행을 은폐한 의혹을 받는 후안 바로스 주교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현지에서 거센 반발에 처하자, 이후 교황청 특사단을 칠레에 파견해 성추행 은폐 의혹을 재조사하도록 했다.
특사단이 제출한 2천300여 쪽 분량의 보고서를 검토한 교황은 지난 달 11일 "신뢰할 수 있고, 균형 잡힌 정보가 부족해 상황을 판단하는데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며 사과하고, 칠레 교회의 주교단을 바티칸으로 긴급 소환했다.
교황청은 칠레 주교단과의 이번 면담을 앞두고 지난 12일에는 이례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발표, 교황이 이번 회동을 칠레 교회에 대한 혹독한 질책과 쇄신의 기회로 삼을 것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교황청은 당시 성명에서 "교회는 권력 남용과 성적 학대의 원인과 결과,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학대의) 은폐와 피해자들의 심각한 방치를 가능케 한 구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카라디마 신부에게 청소년 시절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3명을 지난달 하순부터 바티칸에 나흘간 초청해 면담하고, "내가 문제의 일부였다"며 거듭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 피해자들은 칠레 고위 성직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묵살하고, 거짓말로 몰고 가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행동을 해 큰 고통을 받았다며 교회의 잘못 인정과 쇄신을 요구해왔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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