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냄새 안 나서 좋아요"…설악산국립공원 음주 금지 '호응'

입력 2018-05-22 08:00  

"술 냄새 안 나서 좋아요"…설악산국립공원 음주 금지 '호응'
대청봉 등 음주 금지 장소 39곳 지정…공원구역 전체 지정해야 효과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술 냄새가 나지 않으니 직원들은 물론 탐방객들도 좋아합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국립공원 음주 금지 제도가 대피소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22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부터 시행한 봄철 산불조심 입산통제 기간이 지난 16일 끝남에 따라 출입이 금지됐던 고지대 등산로 입산이 허용돼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청과 소청, 희운각 등 주요 대피소도 탐방객들로 북적인다.
대피소에서 숙박하는 탐방객들은 버너 등 휴대한 취사도구를 이용, 취사장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해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는 캠핑의 낭만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올봄 설악산의 각 대피소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장면 하나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바로 탐방객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동안 설악산 각 대피소에서는 식사시간 삼겹살이나 찌개 등을 안주로 술잔을 기울이는 탐방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쌓인 피로를 털어버리고 대피소의 낯선 잠자리에서도 쉽게 잠을 잘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때문에 식사하며 한잔 두잔 술잔을 기울이는 탐방객들이 적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대피소 음주는 술에 취한 탐방객이 다른 탐방객들과 승강이를 벌이고 과한 음주에서 풍기는 역겨운 술 냄새는 옆자리 탐방객에게 피해를 주는 고질 민원이 돼 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시행에 들어간 국립공원 음주 금지로 설악산 대피소에서는 이런 풍경을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식사시간 술병을 꺼내 놓는 탐방객들이 간혹 있기는 하나 대피소 음주 금지를 알리는 직원들의 안내에 대부분이 잘 따라 주고 있다.
유상형 중청대피소장은 "대피소 음주 금지를 모르고 술을 마시려는 탐방객이 있기는 하나 직원들이 제지하면 모두가 잘 협조해 주고 있다"며 "제도시행 초기지만 우려했던 큰 마찰 없이 제도가 정착돼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국립공원 음주 금지로 음주 탐방객들이 줄어들다 보니 술 마신 탐방객이 풍기는 역겨운 냄새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다른 탐방객들이 무엇보다 좋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음주 금지 장소가 아닌 곳에서 술을 마시고 대피소를 찾은 탐방객이나 음주 금지 장소라 하더라도 현장을 적발하지 못한 탐방객은 사실상 단속이 힘들다.
플라스틱 생수병이나 물통에 술을 담아와 몰래 마시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설악산에서는 대청봉과 울산바위, 권금성 등 정상 3곳을 비롯해 중청과 소청 등 대피소 5곳, 토왕성폭포 전망대 일대 탐방로, 그리고 암벽과 빙벽등반 훈련장 30곳 등 모두 39곳이 음주 금지 장소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건전한 산행문화와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국립공원 음주 금지 제도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구역만 음주 금지 장소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공원구역 전체를 음주 금지 구역으로 정하고 음주 단속도 경찰의 음주 운전 단속처럼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자연공원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것은 안전사고 예방과 올바른 탐방문화 정착을 위한 것"이라며 "탐방객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인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음주 금지 장소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되면 1차 5만원, 2차 이상부터는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mom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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