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덜 해롭지 않은' 전자담배 규제 필요하다

입력 2018-06-07 17:36  

[연합시론] '덜 해롭지 않은' 전자담배 규제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보건당국이 7일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비교해 '덜 해롭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8월부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성분 11종을 분석한 뒤 11개월 만에 이런 결론을 내놨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충전식 전자장치에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전용담배를 꽂아 고열로 찌는 방식으로 피운다. 지난해 5월 국내시장 출시 이후 애연가들 사이에 '덜 해로운 담배'라는 이미지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라는 보건당국의 결론에 따라 이 담배의 유해성 논란은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담배 1개비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을 포집해 국제공인분석법인 ISO(국제표준기구)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양(0.1∼0.5㎎)은 판매 상위 100개 대상의 일반담배(0.01∼0.7㎎) 범위 내였다. 타르의 평균 함유량은 4.8㎎(글로), 9.1㎎(릴), 9.3㎎(아이코스)로 일반담배(0.1∼8.0㎎)보다 대체로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검출된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보다 훨씬 낮았다. 일반담배 5종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의 양을 100으로 봤을 때 궐련형 전자담배 함유량은 아세트알데히드 28.0, 니트로소노르니코틴 20.8, 포름알데히드 20.3, 아크롤레인 16.4, 벤젠 0.3 수준이었다. 식약처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과 타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비슷거나 높고,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의 0.3∼28.0% 수준이다.

보건당국이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해롭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유해성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재점화될 것 같다. 분석 결과 해석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어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중독성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담배와 비슷해 금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담배업계의 시각은 180도 다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암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대폭 줄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민건강을 위해 금연정책을 책임지는 보건당국과 매출을 올려야 하는 담배업계의 시각이 그대로 녹아 있다. 서로 시각이 다른 만큼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담뱃값을 올리고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넣어도 흡연율이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 성인 흡연율은 23∼24% 수준이다. 필립모리스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국내시장에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내놓은 뒤 전자담배의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4월 시장점유율이 10% 가까웠다. 이러니 금연정책 당국인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라는 분석을 내놓은 심정이 이해가 간다. 담배의 종류가 뭐든 흡연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 보면 보건당국의 입장에서 유해성의 정도는 중요하지 않다. 강력한 금연규제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는 12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발암 위험을 알리는 '경고그림'을 붙이기로 예고한 당국의 결정은 그래서 옳은 방향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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