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론 견지…조언그룹·관리들은 반대"

입력 2018-06-08 01:54  

WP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론 견지…조언그룹·관리들은 반대"
"북미회담 이후 불거질 가능성…트럼프 빼고는 '주한미군, 흔들려선 안돼' "
지미 카터도 정부 반대로 주한미군 철수주장 접어…"트럼프도 같은 교훈 얻어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대규모 감축 내지 철수 주장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주장이 7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이날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여전히 지미 카터의 견해를 견지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거의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2만8천 명 가량이 주둔해 있는 한국에서 많은 수의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에 관해 이야기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조언그룹이 되풀이해 대규모 감축에 대한 반대론을 펴왔지만, 그(트럼프 대통령)는 아직 설득되지 않은 상태"라며 "북한 지도자 김정은(국무위원장)과의 다가오는 회담 후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밀어붙일 또 하나의 큰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연하게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사적으로는 "주한미군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미국이 (주한미군) 유지를 위해 지불하는 데 대해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고 로긴은 주장했다.
행정부 당국자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눠본 인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장성들에게 미국의 아시아군 주둔에 대한 명분을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들이 내놓는 답에 불만족스러워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한국 정부와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해왔으며, 협상이 실패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규모 주한미군 감축을 밀어붙일 또 하나의 구실을 갖게 될 것이라고 로긴은 내다봤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북미정상회담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가 위협을 줄일 수 있고 신뢰 구축 조치를 복원할 수 있다면 이러한 이슈들은 두 민주주의 국가(한미) 사이에 나중에 거론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로긴은 북미정상회담 후에 주한미군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 문을 열어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실패했다고 로긴은 지적했다.
사실상 거의 모든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 관리들은 주한미군 주둔이 전략적으로 중대하며 흔들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로긴은 전했다. 일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적당한 병력 규모의 재정립이 아니라 전략적 명분도 없는 전원 철수에 쏠릴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백악관 관리는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가리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의 약속이 한정된 국고를 새게 하는 구멍이라고 지난 30년간 믿어왔다"며 "그는 얼마나 비용이 들지에 대한 숫자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비록 공식적 '과업'은 아니지만, 국방부와 백악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알기 때문에 준비 차원에서 다양한 옵션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로긴은 전했다.
로긴은 "주한미군 감축은 새로운 건 아니다"라며 "과거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부 장관은 2004년 그곳(한국)에서 이라크로 1만 명을 이동시킨 바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론은 1970년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주장과 맞닿아있다고 로긴은 설명했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도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철수를 공약했고,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길 원했지만, 행정부 관계자들이 이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의 WMD(대량파괴무기)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더 위험하다는 내용의 중앙정보국(CIA) 보고서가 나온 뒤 수그러들었다고 한다.
현재 워싱턴 내에서도 주한미군 규모를 급격히 줄이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드라이브를 억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로긴은 전했다.
이와 관련,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상원의원은 차기 연도 국방수권법에 급격한 병력 감축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상원의 인식을 반영한 수정조항을 넣는 데 성공했다고 로긴은 소개했다.
한국이 미군 부대인 캠프 험프리스 확장에 들어간 107억 달러(약 11조4천억 원)의 93%를 지불했다는 점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설리번 의원은 "우리는 다가오는 정상회담 전에도, 그 기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김정은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가 주한미군 철수를 오랜 전략적 목표로 추진해왔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로긴이 전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한반도에 합법적으로 배치된 군대(주한미군)와 불법적으로 확보된 핵무기·미사일을 거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로긴은 "한국은 현재 주둔하는 미군 운영경비의 50%를 지불한다.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온다면 미국이 100%를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은 이 세계가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는 점과 철수로 인해 동맹 관계를 흔들 시점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철회했다"며 "같은 교훈이 오늘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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