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왜곡에 날조까지…' 이슬람 포비아 조장하는 SNS 게시물

입력 2018-06-30 09:00  

[팩트체크] '왜곡에 날조까지…' 이슬람 포비아 조장하는 SNS 게시물
왜곡된 '이슬람 13교리'·가짜 무슬림 폭행 사진 등 확산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예멘 난민 문제와 맞물려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를 조장하는 게시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사실인 양 유포되기도 하고, 무슬림과 관련 없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무슬림을 범죄자로 묘사하는 이미지로 둔갑하기도 해 우려를 자아낸다.
'코란에서 가르치는 이슬람의 13교리'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카페에 돌고 있는 게시물도 그중 하나다.
이 '13교리'는 3년여 전에도 국내 SNS에 떠돌았던 것으로, 당시 해외 인터넷에서 유포됐던 영문판을 한국어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코란 한국어 번역본들과 비교해 보면 많은 부분이 코란의 실제 내용과 다르다.
첫 번째로 제시된 교리는 '사춘기 시작 안 한 여자아이를 강간, 결혼, 그리고 이혼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처가 된 코란 65장 4절은 이혼에 대한 규범을 다룬 것으로, '생리 기간이 끝나 버린 여성이라도 너희가 의심할 경우는, 그녀들을 위해 정해진 기간은 석 달이며, 생리에 이르지 아니한 여성도 마찬가지라. 또한 임신한 여성의 기간은 출산할 때까지로, 알라를 두려워한 자 알라는 그의 일을 편하게 하여 주시니라'이다.
코란은 이혼할 경우 임신상태 확인 등을 위해 일정 기간을 두도록 하고 있는데, 4절에서는 나이가 들어 폐경기에 들어선 여성과 아직 생리를 시작하지 않은 여성에 대해서도 3개월의 기간을 두라고 규정한 것이다.
강간이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으며, 이를 사춘기 이전 여자아이를 강간해도 된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소지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4번째 교리로 등장하는 '강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4명의 무슬림 남성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코란 24장 4절이라고 출처를 밝히고 있지만 실제 교리는 이와 거리가 멀다.
'순결한 여성들을 중상하는 자들이 네 명의 증인을 내세우지 못할 경우, 그들에게 여든 대의 채찍형을 가하되 그들의 증언도 수락해서는 아니 되나니 이들은 사악한 죄인이다'가 24장 4절의 내용으로, 순결한 여성을 중상모략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무슬림이 아닌 사람을 죽이면, 천국에서 72명의 처녀를 상으로 받는다'는 7번째 구절도 역시 코란에 등장하지 않는다. 출처가 된 9장 111절은 '알라는 믿는 자 가운데서 그들의 영혼과 그들의 재산을 사시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알라를 위해 성전하고 투쟁하며 또 순교하리니, 그것은 구약과 신약과 꾸란에 약속된 것이라. 하나님보다 약속을 잘 지키시는 분이 누구이뇨 너희가 하나님과 성약한 것에 기뻐하라 그것이 영광된 승리라'이다.
인터넷(https://islamhouse.com/ko/books/495/)에서도 제공되는 코란 한국어 번역본을 보면 나머지도 대부분 원래 내용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SNS에 '무슬림에게 성폭행당한 유럽 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확산한 사진 역시 '가짜'다.
얼굴에 끔찍한 상처를 입은 16명의 사진을 합성한 이 이미지는 몇 년 전부터 유럽 지역에서 유포된 것이다. 몇몇 해외매체들의 검증 결과 무슬림 남성에게 폭행당한 여성들의 사진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지만, 최근 난민 문제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퍼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의 주인공들은 경찰에 체포된 뒤 폭행당한 미국 여성, 조깅 도중 자국 남성들에게 공격당한 캐나다 여성, 남편에게 맞은 미국 여성, 남자 친구에게 폭행당한 영국 여성 등 무슬림과 관련 없는 폭행 사건의 피해자들이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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