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내 핵폐기?…美전문가들 '볼턴 시간표'에 "비현실적" 우려

입력 2018-07-03 16:25   수정 2018-07-03 17:46

1년내 핵폐기?…美전문가들 '볼턴 시간표'에 "비현실적" 우려
"속도 앞세운 비핵화 계획,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5∼7일 세 번째 평양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북한 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1년 내 비핵화' 시간표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북한 핵·미사일을 1년 이내에 폐기하겠다는 미 정부의 계획은 비현실적일뿐더러 위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2일(현지시간) 전했다. 속도를 앞세운 비핵화 계획은 성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5∼7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이자 6·12 북미정상회담 후 미국 고위인사의 첫 방북이다.
이에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1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 및 생화학 무기, 미사일 등을 1년 내에 해체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했으며, 북한이 협조한다면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이 제시한 이 시간표는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신중하고 체계적인 전략과는 거리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온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1년 내 비핵화'라는 미 정부의 계획은 '북한이 별다른 저항 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트 연구원은 "만약 그것이 (협상에 임하는) 우리의 입장을 말하는 것이라면 괜찮다. 시도해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협상의) 최종 목표가 된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끝난 것(dead on arrival)이나 마찬가지이고, 그러면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에게 북미관계 악화의 구실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 등 선제조치를 하긴 했지만,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이행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는 와중에도 핵시설을 확장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은 미 국방정보국(DIA)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는 대신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한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AP에 "WP의 보도는 정확하다"며 "이러한 분석은 최근 몇 주간 정부기관에 퍼져있는 일관된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정교하고 체계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대릴 킴벌 미 군축협회 소장은 "비핵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나라가 북한처럼 크게 공개적으로 핵실험을 하고 핵무기와 시설을 개발한 선례가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미국이 북한에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포함, 핵시설 장소와 물질을 모두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두 정상은 북한 핵무기를 해외로 반출할 것인지 국내에서 해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은 체제보장이 확보될 때까지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10년간의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헤커 박사는 5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핵무기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은 순진하고 위험한 생각"이라며 "핵무기를 조립한 사람이 핵무기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