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한국 화장실 습격사건'…개방 사흘만에 파손

입력 2018-07-25 06:02  

터키서 '한국 화장실 습격사건'…개방 사흘만에 파손
수원시 등이 얄로바에 지원…"기물파손범 CCTV 끊고 시설 망가뜨려"
교민 "한국이 터키에 화장실 지원한다니 이해 안 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한국 자치단체 재원으로 터키 북서부에 설치한 공중화장실이 개방하자마자 기물 파괴범에 의해 망가졌다.
한국 수원시가 터키 북서부 마르마라해 연안 도시 얄로바에 건립한 '수원 공중화장실'이 준공식 직후 고의 파손됐다고 하베르튀르크 등 터키 언론이 2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얄로바시청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기물 파손범이 주말 새 감시카메라의 케이블을 끊은 후 화장실 외부와 내부 문, 전기패널 등을 망가뜨렸다.
터키 언론은 대부분 '얄로바에서 19만3천리라(약 5천만원)짜리 화장실 파손'이라는 제목으로 사건을 소개했다.
이 화장실은 얄로바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인 수원시가 세계화장실협회(WTA)와 함께 얄로바 페리터미널 인근 해수욕장에 설치한 시설이다. WTA는 한국 주도의 민간단체다.
수원시는 준공식 후 '터키에 수원 공중화장실이 생겼다'며 홍보했다.
보도자료를 보면 수원시와 WTA는 얄로바에 남·여·장애인 화장실과 수유실을 갖춘 50㎡ 규모 화장실을 짓는 데 5천100만원을 들였다.
이달 20일 열린 준공식에는 한국 측에서 홍기원 주(駐)이스탄불 총영사, 김영철 WTA 사무총장, 수원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수원시의 우수한 화장실 문화와 기술을 전 세계에 전파"한다는 수원시의 홍보가 무색하게 '수원 화장실'은 개방하자마자 기물 파괴범의 목표물이 됐다.



웨파 살만 얄로바 시장은 "자매결연 도시가 기증한 선물에 해를 끼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잘 관리를 하려고 해도 누군가 와서 방해를 한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에 사는 한국인 유학행 김모(33)씨는 "터키인들이 대체로 공권력을 두려워하는 편이고, 최근에는 국가비상사태로 그런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면서 "외국이 지원한 시설이라 쉽게 생각하고 파손 대상으로 삼은 것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교민들은 한국 자치단체가 터키 도시와 대거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수시로 터키를 방문하거나 터키 자치단체 공무원을 초청하는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했다.
김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터키에 한국이 화장실을 지원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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