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 "펜스 부통령의 대중국 비판연설은 신냉전 선언"

입력 2018-10-13 11:44  

미국 전문가 "펜스 부통령의 대중국 비판연설은 신냉전 선언"
딜런 교수, FT 기고문서 "미국, 중국과 신냉전 대비하고 있다"
"중국의 전략가들, '투키디데스의 함정' 떠올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신냉전'(a new cold war)에 대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더글러스 딜런 교수는 13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을 통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대중국 비판연설이 사실상 중국과의 신냉전을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에 대해 '도둑질'(thef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무역갈등은 물론 중국의 미국 중간선거 개입 의혹, 남중국해 문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탄압 등 거의 모든 분야를 거론하면서 중국을 파상적으로 공격했다.
딜런 교수는 펜스 부통령의 연설에 대해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수년 동안 싸움을 걸어온 데 대해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해석했다.
먼저 딜런 교수는 펜스 부통령의 연설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국의 도전을 기본적으로 오해했다는 주장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딜런 교수는 이들 3명의 전직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껴안았지만, 중국은 실제로는 '전략적 경쟁자' '라이벌', 나아가 '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딜런 교수는 이들 3명의 전직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잘못된 도박을 했다고 꼬집었다.
즉 중국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에 통합시키면 중국이 정상적인 자유 시장경제, 민주주의, 인권을 보장하는 법치주의 국가로 발전할 것으로 오판하고 중국을 '책임 있는 주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딜런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자들의 견해를 빌어 미국과 중국 간의 신냉전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수십 년 동안 싸워왔다면서, 새로운 것은 미국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딜런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무역전쟁은 수년간 계속됐다. 우리 행정부에서 달라진 점은 우리는 그것에 확실히 승리할 결심이 서 있다는 것이다"라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했다.
딜런 교수는 최근 자신이 만난 한 고위급 중국 관리로부터 중국이 펜스 부통령의 연설을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냉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의 전략가들에게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염려하면서 결국 두 강대국이 전쟁하게 된다는 이론으로,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이자 장군인 투키디데스가 쓴 책에서 유래했다.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기존 강국이었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를 견제하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저명한 경제학자인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선임연구교수도 지난 9월 7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연례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전쟁에서 출구전략이 없는 것 같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신냉전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인인 민신페이 미국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도 이 회의에서 미 중간 진행되고 있는 무역갈등의 양상을 볼 때 미국과 중국이 이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든 것 같다고 진단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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