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돌기 이제 그만' 지방 이전 공공기관 지역화 '올인'

입력 2018-11-28 07:17  

'겉돌기 이제 그만' 지방 이전 공공기관 지역화 '올인'
"일회성 봉사활동 등 단기행사 치중은 보완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2005년 6월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이 수립된 이후 지금까지 150개 공공기관이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이전 혁신도시로부터 거둬들이는 지방세 수입은 지난해 기준 3천292억원에 달했고, 지역인재 채용 비율도 평균 14.2%까지 상승했다.
가족 동반 이주율이 48%까지 오르면서 혁신도시 인구는 총 17만4천880명으로 증가했다.
외형적인 성과가 분명히 있었지만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 경제 발전의 거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혁신도시 시즌2'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이미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지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펀드 조성에 창업·일자리 창출 지원
대표적인 게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예탁원,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8개 공공기관이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50억원 규모 공적 기금을 조성한다.
우선 올해 7억5천만원을 투입해 부산지역 사회적경제 기업을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가스공사는 중소기업 유동성,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지원을 위한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도시재생뉴딜사업 활성화를 위한 '빈집 정비사업'을, 한국사학진흥재단은 대학생과 청년 커뮤니티 및 교육공간을 위한 복합시설물인 대구행복 기숙사 건립에 나섰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성서산단 내 기업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천65억원 규모 산단환경개선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나주혁신도시 최대 공공기관인 한전이 에너지 밸리 기업 유치 등 지역산업 육성을 위해 5천600억원을 투자하고,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업법인 4차 산업 첨단기술 도입 지원 등 지역 발전 사업예산으로 5천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광주·전남연구원의 '빛가람 혁신도시 발전 계획' 중간보고회 자료를 보면 한전 등 15개 공공기관 2018년도 지역발전계획 사업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모두 323건으로 집계됐다. 총사업비는 1조1천852억원에 달한다.
진주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조선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통영시에 내달 맞춤형 창업지원센터인 '통영 리스타트 플랫폼'을 구축한다.
통영 폐조선소 본관을 리모델링해 신규 창업자와 실직자의 재취업을 돕는 등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일자리 창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문화·관광 사업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캠코는 지난해부터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과 체육 활동을 지원하는 '희망울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캠코 희망울림 FC도 만들어 어린이 축구단원 140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 장애인 등 관광 취약계층을 위한 열린 관광지를 조성하고, 강원도 내 15개 대학과 합동으로 관광특화 교육과정인 '관광나래 오픈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귀포혁신도시의 공무원연금공단은 최근 '다 같이! 더 가치!'라는 문화행사를 열고 지역주민들을 초대했다.
행사는 공단은 지역 농가 판로지원과 사회적경제기업 홍보를 위한 직거래 장터, 자원 절약을 위한 중고물품 나눔 플리마켓, 어린이 동시창작·그림 그리기 대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호프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 지역 물품 구매와 인재 양성은 지역화 단골 프로그램
지역 제품 구매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사업도 공공기관의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립부산과학관, 부산교통공사 등 부산지역 22개 공공기관은 이달 21일 부산시청에서 지역 중소기업 70개사를 대상으로 물품구매 상담회를 개최했다.
공무원연금공단,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정보화진흥원, 재외동포재단, 국립기상과학원, 국세상담센터 등 서귀포혁신도시에 이주한 5개 기관은 이달 20일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함께 김장 나눔 활동 진행했다.
울산혁신도시 9개 이전 공공기관은 지난해 울산시, 고용노동부와 함께 '사회적기업 제품 우선구매 실천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사회적기업의 성장·발전과 판로개척을 지원하기로 했다.
초·중·고교생을 위한 직업체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활동도 지방 이전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대표적인 지역화 사업이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역화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지역과 협력하면서 상생하는 것이 공공기관 발전과도 부합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회성 행사보다 공공기관 연계형 지역산업 육성정책 필요"
지방 이전 공공기관 지역화 프로그램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달 발간한 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방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경제 거점으로 기능하기 위한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기보다 봉사활동과 같은 일회성 행사나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협력에 치중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역 내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연계형 지역산업 육성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자체 역시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과도한 협력사업 요구를 자제하면서 공공기관 지역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창수, 심규석, 허광무, 박철홍, 김용민, 김영인, 최병길, 전지혜 기자)
pc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