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독재자의 해'

입력 2018-12-26 11:33  

2018년은 '독재자의 해'
트럼프-푸틴-시진핑 등소수 권력자가 민주질서 파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2018년은 권력을 가진 소수 독재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지구의 미래 안전과 회복력을 위태롭게 한 한 해였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25일 지적했다.
가디언은 올해 국제정세를 결산하는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중국의 시진핑을 비롯해 이에 버금가는 전 세계 '2류' 불량 독재자 군(群)이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보편적이고 민주적, 법적 권리와 환경 및 인권을 희생하는 대가로 국가 및 개인적 이익을 취득했다고 총평했다.
이들 권력자의 자의적인 행동은 그러나 한편으로 '기이하면서도 위압적인' 모순을 낳았다면서 미-중간의 관세전쟁으로 세계자유무역이 위축됐음에도 미국 경제가 팽창했음을 예로 들었다.



또 유럽은 러시아와의 새로운 분쟁 공포 속에 1차대전 종전 100주년을 맞았으며 시리아와 예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벌어지고 있는 인도적 비극보다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에 대한 분노가 훨씬 광범위한 반향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남북한과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남수단, 그리고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 평화가 태동했으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여전히 70년째 갈등 중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무엇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부분 잘못된 동기에서 전 세계 뉴스어젠다를 지배했다고 꼬집었다. 비판에 대한 무관용과 자의적인 결정, 그리고 진실의 곡해를 통해 반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전 세계 지도자들의 모델이 됐으며 미국의 사상 첫 '불량 대통령'이 됐다고 혹평했다.
특히 비판언론을 가짜뉴스라고 협박하는 그의 사악한 기도가 민주주의와 자유 언론에 대한 공포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고질적인 여자 문제 등 자신의 약점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트위터를 통해 제멋대로이고 부정확하며, 때로는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남발해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러시아 유착 스캔들을 조사하기 위한 로버트 뮬러 특검에 선거법 위반 등 사실을 고백한 가운데 뮬러 특검을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나 그를 해임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뮬러 특검의 수사는 마무리를 향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40개 하원 의석을 잃는 타격을 받았으며 연말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40%에 그치고 있다.
푸틴은 결과가 뻔한 선거 속에 대통령에 재선됐으며 알렉세이 나발니 같은 야당 인사들을 지속해서 탄압하면서 국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자신의 위상 강화를 위해 월드컵축구대회를 유치했으나 연금정책 변화를 둘러싼 전국적인 저항에 직면했으며 고위층 부패에 대한 불만 여론 속에 그의 지지도도 하락하고 있다.
푸틴은 중국과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발트해와 북대서양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어력을 시험하고 유럽과 발칸반도에서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역정보 공작을 펴는 등 의도적으로 대외 국력 과시 정책을 펴고 있다.
크림반도 근해에서 우크라이나 함정을 나포해 전쟁위험을 고조시켰으며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집권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을 둘러싼 트럼프의 유화적 태도는 러시아가 트럼프에 치명적인 정보를 갖고 있다는 추측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올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임기 제한을 철폐함으로써 사실상 종신 주석으로서 권좌를 공고히 했다.
공산당은 민간사회단체와 미디어, 인터넷, 그리고 학계와 종교단체 등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으며 정부에 도전하는 것은 과거 어느 때보다 위험한 행동이 되고 있다.
서부 신장 지역의 무슬림에 대한 가혹한 처사는 반대파에 대한 시진핑의 무관용을 상징하고 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인권 및 민주 활동가들도 탄압을 받고 있다.
시진핑 역시 푸틴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대외 영향력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남중국해 인공섬을 요새화하는 한편 대만에 대한 외교적 포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 자유항행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과 충돌 위험이 고조하고 있다.
이들 주요 독재자들이 주도한 톱다운식 '스트롱맨' 추세는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트럼프를 숭상하는 개발 지향 우익지도자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당선돼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유엔은 로힝야족 학살 혐의로 미얀마 군부 지도자에 대해 조사를 촉구했으며 태국에서는 선거조작 우려 속에 4년 전 쿠데타를 단행한 군 장성 출신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수백만 명이 국외로 탈출하는 혼돈의 베네수엘라를 이끄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트럼프식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극단적인 범죄단속을 펴고 있는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있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은 97% 지지율로 재선되면서 2011년 아랍의 봄에 대한 희망을 최종적으로 무산시켰으며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모든 권력을 장악하면서 장기집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 기반을 강화했으며 트럼프는 핵 군축의 타결을 선언했으나 김정은은 그의 무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세계는 트럼프의 친구인 또 다른 권위주의 지도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부상을 목격했다.
그는 여성에 운전을 허용하는 등 진보적 개혁가임을 자처했으나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가디언은 빈 살만 왕세자의 등장을 '2018년에 등장한 부도덕하고 권위주의적이며 반민주적인 지도자를 상징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국제법의 와해와 글로벌 질서의 점진적인 붕괴'라는 보다 위험한 진전의 전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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