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잠적' 伊북한대사관, 평양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진 게시

입력 2019-01-07 06:00   수정 2019-01-07 11:06

'외교관 잠적' 伊북한대사관, 평양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진 게시
남북정상회담 축하 공연·김정은 위원장 활동 모습 등 6장 공개
대사대리 잠적설 불거진 이후 이어온 침묵, 사진으로 깨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조성길(44) 전 북한 대사대리가 작년 11월 잠적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두문불출하던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공관원들이 비어 있던 대사관 정문 옆의 게시판에 사진을 거는 것으로 정적을 깼다.
대사관 정문 옆 공간에 작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열린 환영공연 장면과 김정은 위원장의 활동 모습 등 A4 용지 크기의 사진 총 6장이 게시돼 눈길을 끌었다.



6일 해질 무렵(현지시간) 로마 남부 에우르(EUR) 지역의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을 다시 찾았다.
조 전 대사대리의 잠적 사실이 처음 알려진 지난 3일 오전 방문했을 때는 없었던 사진들이 게시판에 걸려있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윗줄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11월 북한을 방문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비롯해 김 위원장의 최근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 3장이 나란히 걸렸다.


아랫줄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9월 평양에서 함께 관람한 남북정상회담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 공연 모습,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 공연 사진 등 3장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게시판이 전날까지 비어 있었다는 이 지역 주민들의 말에 비춰볼 때 사진은 이날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은 전날까지는 취재 기자들이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하지 않고,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도 받지 않는 등 정적만 감돌았었다.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잠적과 망명설이 드러난 직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북한대사관이 이날 사진을 게시한 것은 대사관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보여주는 사진들과 함께 푸른색 한반도기가 선명한 남북정상회담 축하 공연 사진을 대사관 전면에 함께 게시한 것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현지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남북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뒷받침하는 사진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다시 찾은 북한대사관은 여전히 인기척은 없었지만 뒷편 3층 방에는 불이 켜져 있어 안에 사람이 있음을 짐작케 했다.
또한, 주차된 차량 배치도 사흘 전과는 달라져 있어 그 사이 공관원들과 가족들의 출입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대사관에는 현재 공관원 4명과 그 가족들, 잠적한 조성길 전 대사대리를 체포하기 위해 북한에서 파견된 특별 요원 등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은 해외 다른 북한 공관들처럼 주재비를 아끼고, 서로의 이탈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업무 공간과 살림집을 겸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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