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고교 신입생 배정 2차 추첨 유효…불이익 195명 구제 안 해(종합)

세종 고교 신입생 배정 2차 추첨 유효…불이익 195명 구제 안 해(종합)
법률 검토 결과 1차 추첨 무효·불이익 학생구제는 법률 위반
담당직원 문책…최교진 교육감 "학생·학부모에게 심려 끼쳐 죄송"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고등학교 신입생 학교 배정(추첨)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중복으로 배정되는 오류가 발생해 학교를 재배정한 세종시교육청이 첫 배정보다 뒷순위로 밀린 195명을 구제하지 않기로 최종 방침을 결정했다.
하지만 최교진 세종교육감이 재배정 사태 초기 뒷순위로 밀린 학생들을 구제하겠다고 약속한 터라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세종교육청은 23일 '2019학년도 평준화 후기 일반고 신입생 배정 최종 결과 및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교육청은 법률 자문을 거쳐 지난 11일 오후 9시에 발표한 2차 배정 결과가 유효한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교육청은 변호사 3명의 자문을 받아 오류가 난 1차 배정의 유효성, 2차 배정과 후속 조치의 적법성 여부, 후속 조치 신뢰 보호 원칙을 적용받아 불이익을 받은 학생을 구제할 수 있는지 등 3가지 문제를 검토했다.
법률 검토 결과 최초 1차 배정은 객관적인 하자가 명백하고 중대해 무효 처분돼 2차 배정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2차 배정 과정에서 1차 배정 때 보다 뒷순위로 밀린 학생 195명을 구제하는 것은 교육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란 자문을 받았다.
자문 변호사 3명 모두 "뒷순위로 밀린 학생들을 교육감 직권으로 구제하는 것 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4조의 추첨배정 원칙에 위배되고 신뢰 보호 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이날 2차 배정 결과대로 고교생 신입생 배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학교 순위가 뒤로 밀린 195명 학생을 구제하지 않고 추첨 결과에 따라 원칙대로 배정하기로 했다
신입생 배정이 완료됨에 따라 무기한 연기됐던 예비소집일은 오는 28일, 학교 등록일은 29∼31일로 각각 정해졌다.
재배정 과정에서 정원이 미달한 학교에 대해서는 입학 전 전학과 추가배정으로 학생을 우선 배정하고, 교육과정 특성화 지원과 학생 대상 진로진학상담 컨설팅을 우선 제공할 방침이다.
또 학생 중복 배정 오류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고 발표한 주무 국·과장을 직위해제 조치하고, 조사·감사 결과에 따라 엄중문책할 계획이다.
세종교육청 일반고 고교 신입생 재배정 사태는 지난 11일 신입생 학교 배정 결과 국제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에 이미 합격한 학생 109명이 중복으로 배치되면서 발생했다.
교육청은 6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9시께 109명을 제외한 학생을 대상으로 재배정한 결과를 학부모에게 알렸다. 대상은 오는 3월 개교하는 다정고를 포함한 13개교 2천775명이다.
이 과정에서 최초 배정보다 뒷순위 지망학교로 배정된 학생이 195명이나 나왔다.
학부모 100여명이 교육청의 성급한 재배정에 따라 자녀가 피해를 봤다며 밤샘 농성을 벌이자 교육청은 재배정 결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태가 확산했다.
그러나 법률 자문결과 학생들을 구제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재배정 사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육청의 입장 발표 후 학부모 30여명이 교육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최교진 교육감 면담을 신청하며, 1차 추첨 오류가 명백한 지 등을 따져 물었다.
최교진 교육감은 "일반고 신입생 배정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으로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배정 오류로 뒷순위 지망 학교로 변경된 195명의 학생·학부모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