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울산 이준희 의장 "산재 연구, 글로벌 산업 성장 가능성"

입력 2019-02-13 11:17  

한노총 울산 이준희 의장 "산재 연구, 글로벌 산업 성장 가능성"
"진료과목·규모 확충 등 방향성 설정위한 협의체 구성해 미진한 부분 채워야"
한노총 제안한 산재병원 16년만에 결실…화상·절단 전문병원 육성 바람직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연구기관으로서 기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산재 연구가 글로벌 산업으로 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준희 한국노총 울산본부 의장은 정부 예비타당성 면제로 현실화한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과 관련해 연구 기능 중요성을 13일 강조했다.
그는 또 산재전문 공공병원 설립 방향과 장소 등 모든 문제를 다룰 협의체를 구성하는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노총 울산본부는 2003년 울산 산재모병원 설립을 최초로 제안한 곳으로 이후 16년 만에 병원 설립이 확정했다.
다음은 이 의장과 일문일답.
-- 2003년 한국노총이 산재병원 설립을 요청한 이유는.
▲ 당시 울산 산업재해 노동자 비율은 전국 대비 18%를 차지하는 등 높은 편이었다. 화재나 폭발사고 등 중대 재해는 물론 심혈관질환 등 산재 유형도 다양화하는 추세였지만 노동자들이 발 빠르게 치료받고 재활할 수 있는 전문화된 병원 시설이 없었다. 무엇보다 전국 최대 국가산업공단이 소재한 울산에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국공립병원이 없다는 사실에 지역에서 불만이 많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했을 때 설립 필요성을 건의한 바 있고 한국노총 울산본부가 추진위원회를 구성, 조합원과 시민 5만여 명 서명을 받아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국회 등에 지속해서 건의했다.
지역사회에서 당초 희망했던 혁신형 공공병원에서 다소 후퇴한 점은 아쉽지만 이번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울산 노동자들이 줄곧 요구해 왔던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포함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 한국노총이 생각하는 산재전문 공공병원 방향은.
▲ 산재 환자 치료와 재활은 물론 환자별·직업병별 특성에 맞는 재활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서 사회 복귀를 앞당기는 원스톱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 화상이나 절단 등 중대 재해 시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전문화되고 특성화된 병원이어야 한다. 여기에 유사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연구 기능도 포함돼야 한다. 단순히 산재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산재 예방과 산재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화 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 발표된 바로는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사업비 2천300억원을 투입해 16개 진료과목, 300병상 규모를 운영하고 연구센터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치료와 재활이라는 본래 기능 외에도 다양화하고 있는 산재 유형과 직업병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기능이 확대돼야 한다.
추진 과정에서 일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병실 규모나 진료과목도 확대됐으면 한다.
-- 산재 연구기관으로서 산재전문 공공병원 의미는.
▲ 울산에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표 산업이 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이들 작업 환경과 산재 관련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무엇이며, 이들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그에 따른 작업 시 필요한 안전 장구는 무엇인지 등이 논의된 적 없다.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든, 어디든 함께 이런 부분을 연구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런 연구를 하고 싶어도 공장이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지만, 정부 연구기관이 들어오면 연구 목적으로 공장 내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런 연구는 산업으로도 가치가 있다. 4차 산업혁명도 중요하지만,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최적화된 환경, 산재를 막기 위한 환경 등에 대한 연구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산업으로도 연계될 수 있다.


-- 규모와 성격, 장소 등을 놓고 논란이 있고 갈등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는데.
▲ 산재전문 공공병원을 둘러싼 모든 이슈를 펼쳐놓고 이를 논의할 협의체가 필요하다. 이 협의체를 어떤 식으로 만들지부터 논의해야 한다.
다만, 산재전문 공공병원이라는 결과물이 나온 만큼 실제 추진될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300병상 규모냐, 500병상 규모냐가 당장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추진 과정에서 병원 성격이나 규모, 의료진 확보 관련 이해 당사자들은 물론 지역사회 의견 등을 반영해 나가면 된다. 첫 제안 때와 비교해 시간이 지나면서 산재병원보다 공공병원 필요성이 높아진 것에 동의하지만 산재병원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동안 경험으로 보면 정부 재정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 한국노총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병원 위치는 산재 발생 시 신속하게 이동해서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요 공단과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들어서면 울산 노동자 삶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 산재 노동자 치료와 체계적인 재활, 빠른 사회 복귀뿐만 아니라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과 직업병 발병원인에 대한 역학조사 기능으로 유사재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적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화상이나 절단 사고가 나면 부산이나 서울까지 가서 치료해야 하는 사례가 있었다.
향후 산재로 인한 노사 간 마찰 소지를 없애고 시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cant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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