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 꿔주는 외교'로 태평양지역서 영향력 행사"(종합)

입력 2019-03-13 18:07  

"중국, '돈 꿔주는 외교'로 태평양지역서 영향력 행사"(종합)
신임 호주 주재 美대사 비난…中외교부, 美에 "생트집 잡지 말라"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태평양 각국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이른바 '페이데이 론 외교'(pay-day loan diplomacy)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 신임 호주 주재 미국 대사가 비난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역내 긴장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데이 론은 급여를 담보로 현금을 먼저 빌려 쓰는 것으로, 많은 서민이 급전이 필요할 때 이용하고 있다.
호주 대사로 부임한 아더 컬바하우스 전 백악관 법률고문은 호주 총독에게 신임장을 제출한 뒤 연방정부 수도 캔버라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에 관한 한 과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발언보다 더 강력한 표현을 구사하고자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 전했다.
미 행정부는 무려 2년 간 호주 주재 미국 대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해 말 중국이 태평양 역내 작은 섬나라들에 외국 원조라는 '빚의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컬바하우스 대사는 펜스 부통령의 이런 비난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돈이라는 게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계약서의 작은 글자로 된 부분을 잘 읽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이데이 론의 경우 돈을 빌려주는 쪽은 고율의 이자를 달라고 요구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발끈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태평양 국가, 특히 태평양의 일부 섬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는데 이는 양쪽에 이익이 되며 보편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래 미국의 일부 관리들이 중국과 태평양 국가들의 협력을 눈에 거슬려 한다"면서 "미국이 생트집만 잡지 말고 이들 나라에 도움되는 일을 더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태평양 동맹국들은 최근 중국의 태평양 역내 각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의 지정학적 특성을 감안, 자원 부국인 태평양 각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서방은 미국의 태평양 국가 지원이 역내 자원 부국들이 재정적 고통을 겪지 않게 하고, 중국의 외교적 압력에 쉽게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고 있다.
컬바하우스 대사는 호주와 중국 양국 간 긴장 관계가 형성된 가운데 부임했다.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는 2017년 중국이 호주 내정에 간섭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후 호주는 지난해 안보상 이유로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배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5G 참여가 호주안보를 훼손하는 일은 없으며, 호주는 '냉전 시대'의 사고방식을 폐기해야 한다고 맞섰다.
외교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통상으로 호주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들은 호주산 석탄 수입이 통관 절차 지연 탓에 다른 품목보다 오랜 시간 항구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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