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분열의 정치인, 내전 시사 게시물로 "반역" 비판 당해

입력 2019-03-20 16:01  

미국 분열의 정치인, 내전 시사 게시물로 "반역" 비판 당해
9선 하원의원 스티브 킹 "누가 이길까"…"농담조이지만 선동 함축"
백인우월주의 발언으로 소속당으로부터도 의회 상임위 금지당해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백인 우월주의 발언들로 분열적 정치 행태를 보여온 미국의 스티브 킹(공화) 하원의원이 내전 발발을 선동하는 듯한 그림과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반역 행위" 등의 거센 여론을 맞고는 그림과 글을 내렸다.



문제의 그림은 원래 지난 2013년 뉴욕타임스의 2012년 대선에 관한 책의 서평 기사에 실렸던 것이다. 공화당 투표 성향과 민주당 투표 성향의 주들을 조합해 만든 사람 형상 둘이 격투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 후 이 그림에 누군가가 "사람들 사이에 (남북전쟁에 이어) 또 다른 내전 얘기가 떠돌고 있다"며 "한쪽은 약 8조 발의 총알을 갖고 있고, 한쪽은 어느 화장실을 사용해야 할지 모른다"는 글을 달아서 총기, 성전환 등의 사회적 이슈들로 갈라진 미국의 정치 현실을 풍자한 게 온라인 상에서 떠돌고 있다.
킹 의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를 자신의 공식 선거운동 계정에 올리고는 "누가 이길까 궁금하네…"라는 자신의 말을 추가했다. 능글맞게 웃는 이모티콘도 함께 붙여서.
워싱턴 포스트는 "이 게시물에 함축된 의미는 선동적이다. 즉 킹은 공공연하게 폭력적인 무장 충돌을 얘기하고 있다. 명백히 공화당 성향의 주들과 민주당 성향의 주들이 제2의 내전을 벌이는 것을 농담으로 삼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킹 의원은 최근 백인 우월주의에 관한 말 때문에 소속당인 공화당으로부터도 하원의 상임위 배제라는 징계를 당했다.
신문은 정작 킹 의원의 출신 주인 아이오와는 붉은 색의 공화당 형상에 어퍼컷을 먹이고 있는 푸른 색의 민주당 형상의 팔뚝에 해당하는 점을 들어 "킹은 자신이 어느 편에 속했는지 헷갈린 모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킹 의원은 물의를 빚자 18일 게시물을 내렸으나, 그렇지 않아도 방송에서 정치평론자들이 이미 내전을 거론할 정도로 찢긴 미국의 정치 분위기를 더 심화시키는 행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실장을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이건 반역이다"라고 트위터에 올리고 "스티브 킹을 즉각 의회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버드대 법학 교수인 로런스 트라이브는 "반역 현행범이 아니라 반역을 사주하고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제명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가세했다.
킹 의원이 이 게시물을 올린 시점도 특히 안 좋았다. 총기 규제 운동을 벌이는 단체의 설립자인 섀넌 와츠는 게시 시점이 뉴질랜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기 참사가 벌어진 후 당일인 점을 들어 "분열과 서로에 대한 두려움으로 빚어진 미국과 세계 다른 곳의 총기 폭력"에 눈감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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