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어제 재일이 형이 고마웠죠…오늘은 다행히 내가"

입력 2019-03-31 18:03  

김재환 "어제 재일이 형이 고마웠죠…오늘은 다행히 내가"
31일 역전 만루포 포함 6타점…전날 9회초 삼진 만회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재환(31·두산 베어스)은 30일 팀 선배 오재일(33) 덕에 마음 편히 경기장을 나섰다.
31일에는 김재환의 활약으로 두산 선수 대부분이 웃으며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김재환은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경기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역전 만루 홈런과 투런포를 연달아 쏘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재환은 5타수 3안타(2홈런) 6타점으로 활약했고, 두산은 9-4로 승리했다.
29일 3-2, 30일 4-2로 이긴 두산은 주말 방문 3연전을 싹쓸이했다.
김재환은 29일 4타수 1안타, 30일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30일에는 '아쉬움'을 겉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김재환은 1-2로 뒤진 9회초 무사 1, 2루에서 삼성 신인 원태인에게 삼진을 당했다.
동점 혹은 역전 기회를 놓친 미안함에 표정이 굳었다.
그러나 후속타자 오재일이 1사 1, 2루에서 역전 우월 3점포를 친 덕에 김재환은 마음의 짐을 덜었다.
31일 경기 뒤 만난 김재환은 "30일 9회 타석이 아쉬웠다. 그래서 (오)재일이 형이 정말 고마웠다. 우리가 30일 경기에 역전하지 못하고 패했으면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라고 했다.
오재일 덕에 31일 삼성전에서는 투수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만 안고 경기를 치렀다.
김재환은 "시즌 초에 타자들이 우리 투수들을 많이 돕지 못했다. 잘 던지고 있는 우리 투수들이 편안하게 던질 수 있게 점수를 내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김재환은 0-2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에서 상대 우완 선발 저스틴 헤일리를 공략해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쳤다.
김재환은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 끝에 헤일리의 시속 149㎞짜리 직구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높게 뜨지 않았지만, 빠르게 날아가 파울 폴 안쪽 외야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2018년 9월 22일 마산 NC 다이노스전 이후 6개월 만에 나온 김재환의 개인 4번째 만루포다.
김재환은 "내 스윙에 정확히 공이 걸려서 파울만 되지 않으면 홈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5-3으로 앞선 1사 1루에서 김재환은 사이드암 김대우의 시속 120㎞ 슬라이더를 받아쳐 다시 한번 오른쪽 담을 넘겼다. 이번에는 타구가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 관중석 중단에 떨어졌다.
김재환은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힘들게 공을 던지는 상황이었다. 후랭코프를 도운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김재환 덕에 후랭코프는 5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주춤하고도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김재환 자신도 올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홈런(44개) 타이틀을 차지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김재환은 이번 주 홈런 3개를 쳤다. 김재환은 늘 "홈런을 노리고 경기를 시작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지만, 많은 두산 팬이 김재환의 홈런을 기다린다.
김재환은 "너무 오래 홈런을 치지 못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라고 웃으며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투수들을 계속 돕고 싶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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