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유력 대선후보 젤렌스키 "英·美, 대러협상 참여시킬 것"

입력 2019-04-10 23:05  

우크라 유력 대선후보 젤렌스키 "英·美, 대러협상 참여시킬 것"
코미디언 출신 유력 후보…"친러시아 인사는 협상서 제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말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율로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크라 동부지역(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 과정에 미국과 영국을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젤렌스키 선거운동본부는 10일(현지시간) 자국 뉴스포털 '리가넷'(LIGA.net)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는 노르망디 형식 회담에 영국과 미국을 동참시킬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간의 4자 회담을 일컫는다. 4개국 지도자가 지난 2014년 6월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뒤 이렇게 불리고 있다.
젤렌스키 측의 이날 발언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분쟁과 우크라-러시아 간 갈등 해결을 위해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참여국들의 활동을 요청하겠다고 한 대선 공약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협정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영국 간에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우크라이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보유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대가로 각서 서명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해 주기로 약속한 문서다.
우크라이나는 이 각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1996년까지 보유 핵무기를 모두 러시아로 넘겨 폐기했다.
하지만 각서 서명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성 보장 약속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젤렌스키는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친러시아 성향 정당 '야권 플랫폼-삶을 위하여'의 정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인 빅토르 메드베데드축을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협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베데드축은 그동안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 이들을 진압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교전으로 인한 무력 분쟁을 해결하는 협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연결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메드베데드축은 이날 젤렌스키 선거운동 본부의 발표와 관련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젤렌스키 팀이 어떻게 국가 대외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으로 지난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인 대통령 역을 맡아 '국민배우'로 부상한 젤렌스키는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염증에 기대 지난달 31일 대선 1차 투표에서 큰 표차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1차 투표 결과에 따르면 젤렌스키 후보는 30.2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재선에 도전한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15.95%)을 눌렀다. 두 후보는 오는 21일 결선투표에서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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